[다시 뛰는 K반도체·소부장]'EP 국산화' 아스플로, 글로벌 장비사 투톱 다 잡는다①테스트 공급 이어 상반기 '퀄' 획득 예정, 국내 고객사 교체시장도 정조준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03 07:41:25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전방산업의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생태계 일원인 소부장 중견기업들은 이 파고를 넘을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2023'을 통해 K반도체·소부장 기업들이 갈고 닦은 신기술과 전략 제품, 그리고 그들의 항로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비 및 장비용 부품, 강관 전문제조 업체 '아스플로'는 지난해 더할 나위 없는 1년을 보냈다. 기존 주요 고객사향 공급망이 두터워진 것은 물론 글로벌 톱티어 장비사향 데모 테스트 물량이 공급되면서 도약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실적 역시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아스플로의 매출액은 886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결산 전)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약 50% 성장세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세미콘코리아2023'에서 만난 강두홍 아스플로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주요 장비사들의 퀄(품질인증)을 획득하고, 본격적으로 장비 부품 및 모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플로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장비업체 A사와 L사에 데모 테스트 용도의 제품 일부를 공급하고, 퀄을 진행해 왔다. 올 상반기 내 파이널 퀄을 획득하고 양산용 제품을 본격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플로가 A사와 L사에 동시에 양산공급을 진행하면, 반도체 부품, 소재업계에 일약 '사건'이 될 수 있다. A사와 L사는 글로벌 반도체 공정장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큰 손'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전공정, 후공정 전 부문에 걸쳐서 양사의 장비를 대거 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플로가 양사의 퀄을 통과해 지속적인 양산공급을 진행한다면, 파츠를 비롯해 밸브, 모듈 시장에서 아스플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K반도체·소부장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2001년도 설립된 아스플로는 약 10년 간의 기술개발 끝에 독자적인 EP(ElectroPolished Pipe·전해연마 파이프) 시장을 개척한 회사다. EP는 전극과 전해액을 활용해 파츠, 튜브, 파이프 내부를 고순도로 깨끗하게 만든 제품이다.
강산성 케미컬, 가스 등이 튜브, 파이프를 지날 때 부식 등에 의해 불순물이 섞이면 결과적으로 웨이퍼나 칩에 불량이 생기는데, 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미국, 일본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 처음으로 'Made in Korea' 명함을 내밀었다.
기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더해 글로벌 장비사의 매출이 더해지면 기업의 업사이드 포텐셜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아스플로의 내수 매출 비중은 약 65% 수준이다. 해외 소재 사업장향 매출이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국내 고객사의 비중은 이 보다 더 높다. 하지만 올해부터 수출 비중이 더 커지면서 내수와 수출의 갭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체 매출 볼륨은 더 커진다.
아스플로 측은 "이미 A사의 경우 OLED 공정 장비 내에 아스플로의 제품이 채택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장비사 시장(반도체 기준)은 국내 양사를 합친 시장보다 약 10배 이상 큰 만큼 글로벌 장비사 매출 비중이 지난해 대비 15~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파운드리 고객사 역시 놓칠 수 없다. 파운드리 D램의 재고이슈로 국내 벤더사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스플로는 오히려 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부품 교체 사이클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복안이다. 공정장비가 파이널 퀄을 획득해 파운드리 공정 상에 진입하면 통상 3~5년 가량은 지속적으로 중용된다. 하지만 내부 부품의 부식, 연한초과로 교체 사이클이 정기적으로 도래하는데, 아스플로가 이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논리다. 글로벌 장비사의 퀄을 앞두고 있는 것도 타이밍이 좋다.
"감산은 없다"고 선언한 삼성전자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장비, 소재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고, SK하이닉스의 경우는 부품 내재화 정책에 따라 고가의 외산제품을 국산제품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기다. 아스플로의 제품은 미국, 일본 등 외산대비 약 30% 가량 공급단가가 낮다. 독자기술과 원가율 절감 덕분이다.
강 대표는 "장비시장은 이른바 층위(stage)가 세분화돼 있는데 각 층위마다 소위 정해진 땅이 존재하고, 각 플레이어들의 땅따먹기 성격이 강하다"면서 "세메스 등을 통해 파츠 시장에는 진입했지만, 고부가가치인 모듈(조립품)시장은 이제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데 3~4년 뒤에는 모듈시장에서 우리의 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네온테크, 포천시와 국방무인기 산업발전 협력
- 회사채 만기도래 한화솔루션, 이자부담 확대
- 상장 재수생, 내년 합격통지서 받을수 있을까
- [CEO 성과평가]취임 1년차 유안타증권 뤄즈펑 대표, 아쉬운 성적표
- 포스코 회사채 최대 1조 발행, 시장 분위기 반전 이끌까
- 등급전망 '부정적' 상상인증권, 자금조달 적신호
- 삼성증권 임원인사, CF1본부 이세준 체제로 '전환'
- [Adieu 2024]랩·신탁 사태 후 확장세 '주춤'…자산배분형 추천 여전
- [Adieu 2024]베어링고배당 '굳건', VIP가치투자 '신흥강자'로
- [Adieu 2024]국내 주식형 외면 'ETF 대세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