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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300억 CB 발행 추진 '투심 향방은' '안전장치 제공' RCPS 방식서 선회, 파인트리·SV인베 등 검토

김예린 기자공개 2023-02-08 08:17:21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3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작년 말부터 진행한 펀딩이 난항을 빚으면서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구조로 투자 전략과 규모를 바꿔 자금 조달에 나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대 3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일부 PEF 운용사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이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산업은행, L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인터베스트, 신기사 브레이브뉴 등이 에이블리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유치는 작년 초 67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이은 후속 라운드다. 작년 초 만해도 에이블리는 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등극을 목전에 뒀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번 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를 대폭 낮추거나 CB 발행 시 리픽싱(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조건을 세게 거는 방식으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에이블리코퍼레이션
에이블리는 작년 10월부터 5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라운드 펀딩을 진행해왔다. CB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방식이었다. 그러나 메마른 유동성에 투자자들의 기업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은 펀딩에 어려움을 겪었고, 공모시장 분위기 악화에 비상장사를 향한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에이블리도 그 흐름을 빗겨가지 못한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은 커지면서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인 CB 발행으로 전략을 튼 모양새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하방 안정성이 보장된 투자 방식 중 하나다.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자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주식으로 전환하면 기업가치 상승 시 주가 상승으로 인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에이블리 CB 투자가 잘 진행된다면, 투자자들은 일부는 상환을 받고 일부는 지분으로 전환해 IPO 시 시세 차익을 누리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블리의 경우 전번 라운드에서 찍은 밸류가 높아 투자자들이 RCPS를 인수하는 건 부담이 크지만 CB는 채권이라 안정적인 회수가 가능하다”며 “실적은 나쁘지 않은 만큼 VC와 PEF 운용사들이 조기 상환과 리픽싱 조건을 내걸고 CB 투자를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이블리의 전략 선회에 기존 투자자 중 일부는 투자를 어느정도 확정한 단계다. 다만 투자를 검토했다가 접은 하우스도 적지 않아, 펀딩 성사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비롯해 브랜디까지 경쟁업체들이 대거 펀딩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CB 발행을 제시한 에이블리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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