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Tracking]'불성실공시 1년' LG생활건강, 달라진 IR 전략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가이던스 공개 부활, 자숙 끝내고 대내외 적극성 확대
문누리 기자공개 2023-02-14 08:35:00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8: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년간 전 인류의 삶을 잠식한 코로나19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기업들의 IR 정책까지 뒤바꿨다. 전무후무하던 전염병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꺼려했고 공개하더라도 달성 여부에 회의적이었다.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2년간 가이던스를 비공개로 돌렸다. 잔인한 시기를 통과하기 위한 비상 조치였던 셈이다. 실제 이기간 중국 봉쇄와 해외 출입국 제한 등으로 면세 매출까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LG생활건강이 처음부터 달성률을 잘 맞춰온 건 아니다. 이전인 2015~2017년 가이던스를 보면 일부 오차율은 17~22%정도로 높았다. 가이던스 달성률을 높이는 건 IR 전략의 주요 영역이다. 회사 내부의 정보와 실적 개선 요소들을 최대한 반영할 때 최종 실적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IR팀으로선 큰 미션을 달성한 것이다.
게다가 2022년 2월엔 LG생활건강은 공정공시 의무 위반 탓에 한국거래소로부터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았다. 2021년 4분기 실적 공시 전 면세점 채널 매출 관련 일부 내용을 증권사 연구원에게 전달한 탓이었다. 실적 쇼크를 예상하는 증권가 리포트가 여러개 쏟아지면서 주가 급락 영향도 컸다. 이후 LG생활건강은 마치 자숙기간에 들어간 것처럼 IR 전략을 전면 소극적으로 바꿨다.
이랬던 LG생활건강이 태세를 전환했다. 이달 초 2023년도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정공시를 기점으로 다시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1년간 매출액은 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73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치를 내놨다.
최근 다른 대기업들은 가이던스 공시에 주저하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오히려 전망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코로나19보단 금리상승과 물가인상 등 최근의 변수가 차라리 다루기 낫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모습이다.
2020년 연간 가이던스 발표 이후 3년만의 공개인 동시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1년만에 처음 겪는 IR 전략 변화다. 향후 경영환경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기존처럼 연간 가이던스를 다시 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2021~2022년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상황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전망 제시 자체가 불가능했다"면서 "이번 전망 공시는 실적발표 이후 대내외적으로 2023년 실적 전망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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