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약물로 보는 K-신약 개발]대원제약의 비만약 개발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⑤작년 바이오벤처 글라세움 파이프라인 도입…미토콘드리아 타깃으로 임상 2상
홍숙 기자공개 2023-02-13 13:06:40
[편집자주]
글로벌제약회사의 약물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약제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에서 약제를 처방하는 임상의들의 의견을 통해 글로벌 신약의 가치와 국내 R&D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제약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하는 물질로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작년 5월 바이오텍 '글라세움'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DW-4222(구, HSG4112)를 통해서다. 대원제약은 DW-4222에 대한 임상 2상을 국내에서 진행 중이고 상반기 내 최종 데이터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이 같은 신약개발은 백승열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창업주 고(故) 백부현 회장의 차남으로 1985년 대원제약의 이사로 입사했다. 이후 상무와 전무, 부사장, 사장을 거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오너의 전폭적인 지지로 대원제약은 2007년 골관점열 신약 펠루비를 개발했다. 이러한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비만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 타깃으로 차별점 확보...임상 2상 진행 중
작년 글라세움으로부터 기술이전받은 'DW-4222'는 PON2 단백질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한다. 그 결과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가장 먼저 활용될 수 있도록 대사활동을 촉진시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다양한 질병이 야기된다. 몸 속 대사와 연관된 비만 역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야기된다는 기초연구도 다수 발표됐다.
원개발자인 유상구 글라세움 대표는 작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식욕억제제가 아니라 대사를 잘 시켜주는 기전을 갖고 있다"며 "대사가 잘 이뤄지려면 에너지 효율이 좋아야 하는데 (우리가 발굴한 물질은) 인체 내 에너지 효율을 높여줘 궁극적으로 비만을 치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제품은 식욕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런 제품들과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 글라세움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비만 치료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시판된 제품으로 대사항암제 '아이드하이파'가 있다.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서 약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일으켰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토콘드리아의 주요 기능인 에너지 대사는 지방 등을 여러 형태로 바꾸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지방이 축적돼 비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면 비만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비만치료제는 주로 중추신경계(CNS)를 타깃으로 해 정신과적인 부작용이 많다"며 "미토콘드리아 타깃 물질이 기존치료제의 부작용이 현저히 줄이면서 효능을 입증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승열 부회장 필두로 아스트라제네카 출신 이소라 전무 등 개발인력 포진
대원제약은 국내서 손 꼽히는 신약개발 경험이 있다. 2007년 골관점염 치료제 펠루비 개발을 시작으로 다양한 개량신약을 내 놓으며 회사 내 개발 역량을 구축해 왔다. 위염 치료제 '오티렌F', 소염진통제 '펠루비서방정' 등과 같은 개량신약은 물론 항궤양제 에스원엠프, 진해거담제 코대원포르테는 대원제약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가 신약 R&D에 집중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경영진의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있다. 그 중심에는 백승열 부회장이 있다.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를 나온 백 부회장은 미국 조지아 대학원에서 식물병리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신약개발을 위해 자체연구소를 통한 R&D는 물론 글라세움을 비롯해 티움바이오, 엘베이스 등 국내 바이오텍과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원제약은 글라세움으로부터는 비만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한편 전략적투자자(SI)로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대원제약은 기존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DW-4222의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서울연구소에 별도의 임상 R&D실(clinical R&D)을 운영하며 전문화된 제품 개발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원제약의 임상개발은 고려대의대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소라 Clinical R&D 실장(전무)이 이끌고 있다. 2020년 대원제약에 입사한 이 전무는 한국MSD, 한국GSK, 한화케미칼, 한국애브비,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 업계 경험을 쌓았다. 특히 삭센다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제약 한국지사와 덴마크 본사에서 일하며 임상 업무를 수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