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지주사' 현대백화점그룹, 컨트롤타워 '기조본' 향방은 '현대백화점→현대지에프홀딩스' 재배치 관심, '정지선·정교선' 형제경영 영향 관측도
김선호 기자공개 2023-02-15 09:54:2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이 지주사 전환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그룹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의 재배치 여부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과 달리 지주사 전환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로 이관시킬지 관심이 쏠린다.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인적분할해 2개 지주사를 세우고자 했지만 임시주총에서 현대그린푸드만 성공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에 둥지를 틀고 있는 컨트롤타워 기획조정본부는 지주사 아래 계열사에 머물게 되는 양상이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분할해 2개의 지주사를 세우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보유한 정지선 회장과 현대그린푸드 23.8%를 보유한 정교선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관측됐다.
특히 현대그린푸드에 비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크지 않은 현대백화점의 분할과 지주사 전환에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에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가 위치했던 만큼 지주사 전환이 절실했다.
그러나 현대그린푸드(신설법인)와 현대지에프홀딩스(존속법인)로 분할하는 안이 임시주총에서 통과했지만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린푸드와 달리 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결과만 두고 보면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는 지주사가 아닌 계열사 현대백화점에 남게 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컨트롤타워는 지주사에서 위치해 그룹 전반 사업의 기틀을 잡고 인수합병(M&A)·신사업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는 주체로서 역할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러한 기조와 다른 양상이 된 셈이다. 당초 현대백화점에서 분할한 신설법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기존 기획조정본부장인 장호진 사장이 대표를 맡고 아래 윤영식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함께 활동하고자 했다.
현대백화점홀딩스에 정 회장·정 부회장 오너일가를 모두 이사진에서 제외시켰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한국거래소에서 오너일가가 지주사 이사진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는 만큼 이를 의식한 조치였다.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과 이를 통해 신설하는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재상장을 이뤄내기 위해 오너일가가 이사회 합류를 자제할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기획조정본부도 지주사로 올려 권한을 확대하고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현대그린푸드만 인적분할 승인을 받고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세울 수 있게 됐다. 지배구조상 현대백화점그룹은 2개 지주사가 아닌 단일 지주사로 변화한다. 다만 기획조정본부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아닌 현대백화점에 있는 구도가 됐다.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현대백화점이 아닌 현대그린푸드다. 현대백화점은 2002년 현대그린푸드의 백화점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곳이다. 현재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백화점 지분 12.5%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지분율로 보면 정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만약 기획조정본부가 현대지에프홀딩스로 옮기게 되면 현대백화점이 아닌 현대그린푸드가 지배구조의 정점 서게 된다. 이에 따른 정 회장·정 부회장 간 형제경영 체제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는 계획대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해나가고 현대백화점은 공시한대로 이후 절차를 취소했고 재추진 계획도 없다"며 "그룹 계열회사 중 하나인 현대그린푸드도 추가로 지주회사로 전환된 것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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