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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한계와 도전]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의욕은 넘치는데 아쉬운 뒷북 개발허셉틴·아바스틴·휴미라 시밀러 모두 오리지널 특허만료, 개발속도 '역부족'

임정요 기자공개 2023-02-20 12:40:53

[편집자주]

2010년대부터 본격 개화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회사들의 성공이 마중물이 됐다. 신약개발은 평균 10년의 연구개발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에 일부 회사들은 전략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을 '카피'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다만 모방할 대상이 있어야만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바이오시밀러 회사의 재무상태와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가장 큰 현안은 허셉틴 시밀러의 품목허가다. 오리지널 특허만료 시점 대비 5년이나 개발이 늦었다. 한번 유럽의약품청(EMA)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올해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허셉틴 시밀러는 품목허가에 성공할 경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첫 제품이 된다.

2015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총 12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2개의 바이오신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R&D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취사선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회사는 수많은 프로젝트 중 허셉틴, 아바스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췌장암 치료제 항체신약 'PBP1510'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허셉틴·아바스틴·휴미라 시밀러…"개발속도는 늦었지만 가격으로 승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R&D 프로젝트 가짓수만 보면 바이오시밀러에 진심이다. 웬만한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대부분의 시밀러를 모두 연구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시밀러 연구개발 속도가 오리지널 특허만료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주력 프로젝트로 밀고 있는 허셉틴, 아바스틴, 휴미라 시밀러는 모두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이미 만료됐거나 만료가 가까워 경쟁 시밀러 제품이 시장에 다수 나와 있다.

품목허가를 추진 중인 허셉틴은 오리지널 특허가 유럽에서 2014년, 미국에서 2019년에 진작 만료됐다. 글로벌 개발사 및 국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이미 제품을 출시한지 4~5년이 흘렀다.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바스틴 시밀러의 경우에도 오리지널 특허는 미국에서 2019년, 유럽에서 2022년에 만료됐다. 타 경쟁사는 이 또한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제품 출시를 이뤘지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한 박자씩 속도가 늦다.

임상 1상을 시작하는 휴미라 시밀러의 경우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둔 회사만 10곳 가량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휴미라 시밀러의 1상 중간데이터를 토대로 곧바로 3상에 진입해 개발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사 대비 출시 예상 일정은 역시 뒤쳐진 편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시기가 뒤쳐진 건 어쩔 수 없다"며 다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제품 생산을 자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를 통해서 하는 풀밸류체인을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24.88% 지배하고 있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항체생산 CMO다. 전 생산라인을 싱글유즈(일회용 바이오리액터 백)로 가동해 생산소요 기간이 스테인레스 대비 약 60% 정도로 짧고 'N-1 퍼퓨전'의 적용으로 배양공정을 효율화시켰다. 또한 기존 공정보다 30% 이상 생산성이 높고 50% 이상의 항체발현이 가능한 대체배양액을 협력사와 공동개발해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허셉틴 시밀러의 허가획득에 성공할 경우 판매를 진행할 파트너사들은 준비되어 있다. 2018년~2021년에 걸쳐 알보젠(현 젠티바), 시플라, 파마파크, 애빅 마케팅(TEVA), 타북파마슈티컬, 닥터레디스에 지역을 쪼개 마케팅 권한을 기술이전했다. 작년 EMA가 허가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음에도 계약을 해지한 곳은 없다.


◇박소연 대표 연구·사업개발 키맨…글로벌 연구인력 140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연구개발 인력은 작년 3분기말 기준 박사급 9명, 석사급 11명을 포함해 총 39명이었다. 싱가포르 본사 전체 인력 72명의 약 54%가 R&D 인력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는 승인 및 허가 절차를 대부분 맡는다"며 "호주, 벨기에, 한국(부산), 미국 등 글로벌 기룹사 기준으로는 연구인력이 총 140여명으로 전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인력의 4분의 1이 연구인력이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하며 모집한 공모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100% 자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코리아를 세워 부산에 IDC 이노베이션 센터를 짓고 있다. 올해 해당 센터를 완공하면 국내 연구인력의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하며 4366억원 가량의 공모자금 순수익금을 남겼다. 작년 3분기말 기준 회사에는 2426억원 가량의 현금성자산이 있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그룹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이는 박소연 대표다. 박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학사, 의학화학 석사, 미국 미주리콜롬비아 대학교 생유기화학 박사를 나왔다. KIST 대사독성연구실, 미국 MIT 화학과 독성학분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싱가포르 국립과학기술연구소(A*STAR) 신약개발센터 자문위원을 하던 중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설립하게 됐다.

시밀러 회사로 출발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신약로도 R&D를 넓히고 있다. 2017년 췌장암 및 난소암 대상 항체신약 'PBP1510'을 동아대학교에서 기술도입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승인받아둔 상태다. 환자모집은 아직이다.

회사 관계자는 "췌장암 신약은 박 대표의 꿈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바이오시밀러를 캐시카우로 삼아 신약개발에 나서는 큰 그림이기 보다는 박 대표가 꼭 이루고 싶어하는 인생의 프로젝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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