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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쌍쉐의 재도약]한국GM, 새 트랙스에 거는 ‘장기 생존성’ 기대⑤글로벌GM 9000억 투자, 한국GM은 스파크 단종… 승용 라인업 수요흡수 전략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20 07:40:57

[편집자주]

국내 자동차시장에는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완성차업체가 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한국GM의 중견 3사가 그들이다.. 현대차와 기아 두 대형사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사이 이들은 적자의 수렁에 빠져 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점차 완화하면서 3사 역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낼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더벨은 재도약에 나서는 자동차 중견 3사의 경영전략과 재무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GM(GM본사)은 2018년 KDB산업은행과 한국GM(GM 한국사업장)의 경영정상화 약정을 맺었다.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군산공장을 매각하고 부평2공장을 폐쇄하는 한편 남아있는 부평1공장과 창원1공장에는 각각 2000억원, 9000억원의 설비 현대화 투자를 진행했다.

신차도 배정했다. 2020년 부평1공장에 트레일블레이저가, 2023년 창원공장에 2세대 트랙스인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각각 배정됐다.

이 중 올해 1분기 출시를 앞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판매 흥행을 통한 한국GM의 흑자전환, 수익을 내 투자금을 자체 확보하는 데에서 시작하는 자력 생존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가 걸려있는 모델이다. 글로벌 GM도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한국GM에 집행한 만큼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은 말 그대로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설명하는 차급인 CUV는 일반 소비자들에 그다지 익숙한 용어는 아니다. 다만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북미 시장에서 먼저 베일을 벗은 이후 업계 관계자들은 CUV라는 용어에 대체로 납득했다.

북미에서 먼저 공개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모습. (자료=GM 홈페이지)

글로벌 GM은 아직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상세 재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외관상으로는 정통파 SUV와 비교하면 전고가 낮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세단에 가깝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전장과 전폭은 길어지면서 사이즈는 SUV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커졌다. 승용차와 SUV를 ‘크로스오버’한 유틸리티차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GM의 판매차량 라인업 구축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글로벌 GM은 쉐보레 브랜드의 ‘텃밭’ 시장인 미국에서 세단과 웨건, 해치백 등 승용 라인업의 입지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승용 라인업에 대한 남은 수요를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흡수하도록 글로벌 GM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GM의 텃밭 전략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생산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글로벌 GM은 한국GM 창원공장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설비 현대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90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GM의 경우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실패는 투자비용의 매몰비용화가 걸린 사안이다. 그러나 한국GM의 경우는 생존성을 위협하는 문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출시에 앞서 한국GM은 생산차종의 간소화를 진행했다. 세단 말리부, 경차 스파크, SUV 1세대 트랙스, 상용모델 다마스의 생산을 잇따라 종료하면서 재고 소진 단계로 넘어갔다.

이제 한국GM의 생산차종은 부평1공장의 트레일블레이저와 창원공장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밖에 남지 않았다. 판매량이 천 단위에 머물렀던 다른 차종들은 차치하고라도 스파크는 2022년 국내에서만 1만963대가 팔려 한국GM의 내수 판매량 3만7237대 가운데 30%가량을 차지한 인기 차종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위해 스파크를 단종한 것은 작지 않은 ‘승부수’라는 말이다.

반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에 성공한다면 한국GM은 2014년부터 이어 온 적자 행진을 확실하게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1월 열린 한국GM의 기자간담회에서 에이미 마틴 한국GM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지속적 비용절감, 수익성 있는 글로벌 차량 라인업의 확장, 환율효과 등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추산한다”며 “2023년에도 긍정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GM으로서도 한국GM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한국GM에 전기차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던 그간의 생산정책을 재검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한국GM 창원공장에는 설비 현대화 투자를 통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체계가 구축돼 있다.

전기차 생산물량의 배정이야말로 한국GM이 글로벌 GM의 전동화 전환 정책 속에서 장기 생존성을 담보받을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올해 창원에서 연 30만대, 부평에서 연 20만대로 50만대의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을 확신한다”며 “연 50만대 생산체제에 도달해 2~3년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전기차를 생산할 적기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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