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사실상 4연임에 성공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단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9년의 장기 집권이 가시화 됐다. 최근 금융사 대표이사들의 장기집권이 줄줄이 무산되는 가운데 윤 대표만 유일하게 '연임 잔혹사'를 피해간 셈이다.윤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 역량을 이유로 들었다. 출범 1931일만에 2000만 고객을 달성시키고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는 등 카카오뱅크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 대표가 생존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카카오뱅크가 '주인 있는 회사'라는 데 있을 지도 모른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이 1, 2대 주주로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카카오뱅크 지분은 5% 정도에 그친다.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사들과 사정이 다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외국인 주주 등의 지분이 각각 10%에 미치지 못한다. 그 외는 소액 주주들을 중심으로 소유가 분산되어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소유권이 명확한 만큼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금융당국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가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선진화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단적으로 주요 금융지주와 달리 대표이사의 연령이나 연임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연임 횟수와 연령 제한을 통해 대표이사의 장기집권을 방지하는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반대되는 행보다.
물론 짧은 임기가 투명한 지배구조를 보장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금융산업이 성장하려면 장기적 비전 설정과 이를 이룰 시간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상당수 주주들 역시 윤 대표의 연임이 카카오뱅크의 사업 확장에 필요하다는 지점에 공감했다고 알려진다.
다만 카카오뱅크도 결국엔 금융사이고 '은행'이다. 막대한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라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작업은 지속해야 한다. 대표이사 연임 잔혹사는 피해갔다고 하더라도 재연임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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