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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세대를 잇는 투자 대들보' 유헌석 IMM PE 전무번뜩임·꾸준함 겸비한 핵심 인력, 현대LNG해운·에어퍼스트 등 투자

감병근 기자공개 2023-04-21 09:20:3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게 2023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가치제고를 포함해 투자금 회수(엑시트), 블라인드펀드 결성 등 핵심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유헌석 IMM PE 전무(사진)는 이러한 과제를 풀어 나갈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13여년 동안 IMM PE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 부CIO(Deputy CIO)라는 중책도 맡았다. 유 전무는 IMM PE의 1.5세대로서 1세대인 파트너들과 2세대인 젊은 직원 사이의 가교 역할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성장 스토리 : 삼일PwC 거쳐 IMM PE 입사, 역동적인 PE 업무에 매력 느껴

유 전무는 서울에서 태어나 단대부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4학년 때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취득하면서 2005년 삼일PwC에서 감사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감사 부서에 1년 반 정도 몸 담았던 유 전무는 이후 삼일PwC 재무자문본부(FAS)로 소속을 옮겼다. 당시 국내 회계법인은 재무실사(FDD)를 중심으로 재무자문 분야를 개척해 나가던 시기였다.

유 전무는 이 때 처음으로 고객, 또는 거래 상대방으로 PE들을 만났다.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 KTB PE(현 다올PE) 등 1세대 PE들이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시기였다.

유 전무는 당시 간접 경험한 PE 업무의 역동성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유 전무는 “자문사로 PE 업무의 전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가 있었다”며 “PE들의 업무가 쉽고, 어렵고 문제를 떠나 정말 다이나믹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PE 업무에 매력을 느낀 유 전무는 2010년 IMM PE 입사를 지원했다. IMM PE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 받은 두 번째 PE인 만큼 국내를 대표하는 하우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IMM PE에 몸담은 이후에는 13여년 동안 크고 작은 딜을 다수 담당했다. IMM PE 내에서 실제 딜 경험이 가장 많은 운용역으로도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딜을 시작으로 교보생명 투자, 현대LNG해운, 에어퍼스트, W컨셉 인수 등이 모두 유 전무의 손을 거쳤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 “무리한 욕심은 금물…투자 대상도 객관적으로 봐야”

유 전무는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PE 투자 특성상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투자철학을 ‘버퍼(Buffer)’를 충분히 두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유 전무는 “이익이나 리스크를 풀 스트레치(Full Stretch)하기 보다는 버퍼를 많이 가져 가는 투자를 한다”며 “경험을 통해 어떤 문제들은 그때 그때 사후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에 사심을 투영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PE 투자 특성상 투자 대상을 장기간 검토하는 사례가 많다. 이 과정에서 운용역들이 투자 대상에 애정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전무는 “6개월 넘게 딜을 끌고가다 보면 막판에는 투자 대상에 애정이 생기며 딜을 어떻게든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이렇게 사심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욕심이 생기면서 객관적으로 투자 대상을 바라보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투자 대상을 객관화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고도 했다. 질문을 할 때도 투자 대상에 대해 단순한 의심을 품은 것은 아닌 지, 스스로 답을 정해 놓지는 않았는 지 확인하는 노력도 꾸준히 한다.

◇트랙레코드 1 : 투자철학을 심어준 첫 바이아웃, 현대LNG해운 인수

유 전무는 차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3월 현대LNG해운 인수 딜에 IMM PE 운용역 중 막내로 참여했다. 앞서 DICC 투자 등에 참여했지만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딜에 운용역으로 뛰어든 것은 처음이었다.

현대LNG해운은 현대상선(현 HMM)의 가스선 사업부가 전신이다. 현대상선이 재정난을 이유로 가스선 사업부 매각을 결정하면서 매물로 나왔다. 당시 IMM PE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000억원 가량을 들여 현대LNG해운을 인수했다.

유 전무를 포함, IMM PE 측은 현대LNG해운 인수를 안정적인 인프라 성격의 딜로 파악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장기 계약이 주축인 기업인 만큼 엑시트로 큰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손해를 볼 일도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인수가 이뤄진 2014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2014년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대였던 유가는 같은 해 10월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LNG해운은 유가와 용선료가 연계돼 있었다. 유가가 떨어지면 실적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였다.

IMM PE는 4000억원의 인수대금 가운데 750억원만 에퀴티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레버리지를 최대 한도로 활용한 탓에 대주단 등에 지급해야 하는 배당 규모가 컸지만 실적 감소로 이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당시 진행 중이던 소송 승소 등을 통해 자금이 들어오며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유 전무는 당시 상황이 매우 긴박했다고 회상했다. 이 경험을 통해 투자에서 충분한 버퍼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유 전무는 일련의 사태 이후 인프라 자산으로 여겼던 현대LNG해운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수주를 담당할 수 있는 영업 전문가를 대표로 새롭게 영입한 것도 그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유 전무는 “이러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모셔온 현재 대표가 현대LNG해운을 크게 키웠다”며 “하우스에서도 담당자로서 대표이사 교체를 용기있게 건의한 행동을 높게 평가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 3년 만에 기업가치 4배 상승한 에어퍼스트, 엑시트 기대감 고조

에어퍼스트 인수는 IMM PE가 경쟁 입찰로 확보한 몇 안되는 딜 중 하나다. IMM PE는 하우스 기조가 경쟁 입찰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퍼스트가 매물로 나왔던 2018년 하반기에 유 전무는 손동한 IMM PE 투자본부 대표와 규모가 있는 딜을 물색 중이었다. 때 맞춰 에어퍼스트 매각주관사로부터 딜 참여 제안을 받았고 두 사람은 경쟁 입찰로 진행되는 에어퍼스트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에어퍼스트는 린데코리아 일반산업가스 사업부가 전신이다. 2018년 글로벌 산업가스업체인 린데가 프렉스에어를 인수하자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명령으로 매물로 나오게 됐다.

IMM PE는 당시 맥쿼리자산운용, 산업가스 제조업체 에어리퀴드 등과 인수 경쟁을 펼쳤다. 본입찰이 3번이나 진행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 끝에 IMM PE가 2019년 3월 인수전 승자로 낙점됐다. IMM PE가 최종 낙찰 받은 인수가는 1조4000억원이었다.

IMM PE는 인수를 성사시키자마자 에어퍼스트가 독자적인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조직 정비에 나섰다. 린데 한국법인의 한 사업부문이었던 에어퍼스트는 글로벌 본사에 의존했던 탓에 영업, 기술 조직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유 전무는 린데 본사에 남아있던 핵심인력들을 빠르게 영입해 에어퍼스트가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노력은 2019년 하반기 서산 현대오일뱅크 산업가스시설 수주전 승리로 결실을 거뒀다. 이후 에어퍼스트는 삼성전자 평택공장 관련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며 실적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IMM PE가 인수하기 직전인 2018년 말 2689억원이었던 에어퍼스트 매출은 2022년 6032억원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 역시 같은 기간 936억원에서 1442억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현재 기업가치는 인수 당시보다 3~4배 가량 높아진 4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IMM PE는 현재 에어퍼스트 지분 30%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인수에 활용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3호와 4호 출자자(LP)들에게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기 위해서다. 매각은 예비입찰까지 진행된 가운데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10여곳이 참여해 흥행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평가 : 번뜩임과 꾸준함 겸비, 명실상부 IMM PE 핵심 인력

유 전무가 IMM PE 핵심 인력이라는 데 주변인들은 이견이 없다. 국내 대표 하우스에서 장기간 꾸준히 성과를 내온 만큼 운용역으로서 역량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유 전무와 삼일PwC FAS에서 함께 일한 것을 시작으로 16년 동안 관계를 쌓아온 장학성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장은 “업계에 유능한 운용역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유 전무는 매우 스마트하다”며 “머리 좋은 사람들이 게으르거나 끈기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유 전무는 인내력과 집중력은 물론, 원만한 대인관계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장 본부장은 “기라성 같은 인력이 모인 IMM PE에서 매우 오랜 기간 성과를 내며 에어퍼스트 등 우수한 딜을 메이드한 데에는 유 전무의 이러한 저력이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동한 IMM PE 투자본부 대표는 가장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로서 유 전무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여년 동안 산전수전을 함께 헤쳐 온 유 전무에 대한 큰 기대감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유 전무는 이제는 IMM PE 내에서 사실상 가장 많은 딜을 수행한 핵심 운용역”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향후 딜에 활용함은 물론, 후배들에게도 나눠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IMM PE의 세대 간 ‘가교 역할’ 포부

유 전무는 스스로를 IMM PE의 1.5세대라고 표현했다. 파트너 및 본부별 대표 등 1세대와 주니어급인 2세대 사이에 본인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유 전무는 이들 사이를 이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왔다고 설명했다.

IMM PE는 유 전무가 근무한 13여년 동안 급속도로 조직이 커졌다. 인력 역시 대규모로 확충되면서 업무도 세분화됐다. 이 때문에 2세대 인력들은 유 전무처럼 주니어 시절에 많은 딜을 경험하지 못했고 LP 네트워크 역시 앞선 세대와 비교하면 제한적인 상황이다.

유 전무는 그동안의 경험을 전수하면서 2세대가 IMM PE의 새로운 투자 전략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업계 환경 변화에 맞춰서 2세대들이 IMM PE의 새로운 전략을 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2세대가 전략을 정하는 데 있어 중간에서 적합한 가이드를 주는 것이 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무는 올해부터 자신이 담당자가 된 포트폴리오 기업 한샘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한샘을 좋은 모습으로 바꿔 나가는 데 있어 딜을 수행한 1세대 뿐만 아니라 2세대에게도 상당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전무는 “많은 포트폴리오 기업 뿐만 아니라 IMM PE 자체만 봤을 때도 이미 2세대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저를 포함한 이전 세대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며 “IMM PE가 버전 1.0에서 2.0으로 잘 넘어갈 수 있도록 힘을 쏟는 것이 제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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