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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연초효과 맞물린 유동성 잔치, 회사채 시장 살아났다[DCM/Overview]1분기에만 45조 발행…글로벌 은행 리스크는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23-04-03 07:00:5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1분기 공모 회사채 발행액이 사상 최대인 45조원을 기록했다. 금리 안정에 따른 수급 활성화가 전체 발행 규모를 대거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초를 맞아 유동성이 풍부해진 기관 투자자는 회사채 수요예측이 있을 때마다 수조원을 입찰하며 발행사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금리가 계속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2분기에도 활발한 회사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리콘밸리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도이체방크까지 번지고 있는 글로벌 은행의 부실이 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점은 변수다.

◇크레딧 스프레드 70bp까지 좁혀져

더벨이 집계한 2023년 1분기 공모채 발행액은 총 45조103억원이다. 38조5988억원을 기록한 2022년 1분기 대비 약 6조4000억원 증가했다. 더벨이 리그테이블은 집계한 2010년 이래 1분기에 45조원이 넘는 발행이 이뤄진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25조9980억원, 여전채(FB) 16조533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2조4793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와 여전채 모두 2022년보다 큰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일반 회사채는 무려 5조8640억원이 늘었다.

월별 발행액은 1월 14조6580억원, 2월 16조6460억원, 3월 13조7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효과가 절정에 달한 2월의 발행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2월에 11조8240억원의 일반 회사채 발행이 이뤄졌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0.5%까지 떨어졌던 2021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금리가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회사채 발행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3.5~3.75%를 마지노선으로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월 최종 기준금리를 3.5%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격차인 크레딧 스프레드를 빠르게 축소시켰다. 2022년 11월 말 180bp까지 벌어졌던 3년물 국고채와 AA- 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2023년 3월 70bp로 좁혀졌다.

금리 안정세에 주목한 기업은 대거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포스코, KT, SK텔레콤, SK하이닉스, LG화학, LG전자, GS칼텍스, GS파워, 현대제철,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CJ대한통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발행사들이 대거 공모채를 찍어 수천억원을 조달했다.

연초를 맞아 유동성이 풍부해진 기관 투자자는 회사채 수요예측이 열릴 때마다 수조원을 입찰하며 발행사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포스코와 LG화학은 4조원에 육박하는 전무후무한 수요를 모으기도 했다.

금리 안정에 따른 수급 활성화는 얼어붙어 있던 A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도 살아나게 만들었다. 2022년 하반기 3조5300억원에 불과했던 A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2023년 1분기 5조747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BBB등급도 6180억원에서 1조4339억원으로 늘었다.


◇글로벌 은행 리스크 '변수'

많은 전문가들이 기준금리가 3.5%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이를 감안할 때 회사채 금리 안정화 추이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회사채 발행은 2분기에도 1분기 못지 않게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백화점, 현대엘리베이터, 대한항공, 동원시스템즈, 쌍용C&E 등 다수의 기업이 2분기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실리콘밸리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도이체방크까지 번진 유동성 위기로 인해 촉발된 시스템 리스크는 다시금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는 변수다. 관련해서 80~90bp까지 벌어진 크레딧 스프레드가 유의미하게 좁혀지지 않는다면 1분기 수준의 활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 발발 당시 기업들이 저금리에 주목해 대거 발행한 3년물의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이 2023년 2분기"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비롯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활발한 차환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회사채 시장에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이벤트는 상존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가 1분기처럼 저금리 공세를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은행 위기가 투자자를 더 소극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이 1분기 수준의 저금리 발행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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