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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한미 캐스팅보터 신동국 변심, 송영숙·임주현 연대…형제에 맞선다모녀 지분 6% 매입, 상속세 해결…새 동맹 지분 35%로 구도 변화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3 19:17:3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이 또 다시 격랑 속에 빠졌다.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 편에 섰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손을 잡았다.

임종윤 사장이 상속세 타개 등의 방안을 좀처럼 찾지 못하면서 신 회장이 모녀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최근 OCI그룹에도 접촉해 딜 재개 의향을 타진했다고도 전해진다.

◇신동국과 손잡은 모녀, 6.5% 지분 매도…의결권 공동행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3일 자신의 지분 6.5%를 신동국 회장에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모녀와 신 회장 세 사람은 의결권공동체로 묶인다. 직접 보유하는 약 35% 지분과 직계가족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 과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분 일부를 신 회장에 매도함으로써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상속세 리스크로 제기된 '오버행 이슈'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 측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이같은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지속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개책 못찾은 장남에 돌아선 신동국,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신 회장은 그동안 장·차남 우군 역할을 해왔다. 신 회장의 지분율은 12.15%로 그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이 결정된다.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장·차남을 지지한 끝에 임종윤·종훈 사장은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모녀와의 계약은 신 회장이 임종윤 사장에게서 돌아섰다는 의미다.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지 3달이 넘고도 뚜렷한 상속세 해소 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신 회장과 갈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을 잡은 뒤 주주가치를 제고할 더 좋은 투자자를 맞이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이사회 입성 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특정 사모펀드와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실제 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잠시 봉합된 듯했던 모녀와 장·차남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임종훈 사장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장차남끼리도 의견이 분분하다거나 장·차남과 신 회장 간 갈등이 생겼다는 등 불화설이 이어졌다.

임종윤 사장에게서 뚜렷한 대안이 나오기 힘들다 판단한 신 회장이 결국 직접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신 회장은 최근 OCI그룹에도 접촉해 딜 재개 의사를 확인했다고 알려졌다. 적절한 투자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OCI그룹에 손을 내민 것이다. 비록 양사의 딜은 종료됐지만 다시 모녀가 경영권을 잡으면 논의를 재개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걸고 있다. 다만 OCI그룹은 딜 재개 가능성에 선을 긋고있다.

신 회장은 본인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기보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오너를 비롯한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방향이다.

다만 현재 이사회에 참여 중인 장·차남도 이같은 계획에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장·차남이 반대한다면 또 다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를 재편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과 그 직계가족의 지분율은 28% 정도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사이언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1~2주 만에 모녀와 신 회장 간 계약이 이뤄졌다"며 "신 회장은 현재로선 지분을 넘길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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