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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사회 의안 워치]삼성물산 경영위원회, 네옴시티 사업 직접 챙긴다이사회 내 유일 사내이사 집단, 해외사업 주요 경영사항 앞장서 심의

전기룡 기자공개 2023-04-04 10: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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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경영전략은 물론 재무, 인사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한 의안들을 다룬다. 각사의 이사회가 한 해 동안 다룬 주요 의안들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지, 또 당장 어디에 경영 방향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1년간 어떤 의안을 상정했으며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상사·건설·리조트·패션부문을 이끌고 있는 사내이사들로만 위원회를 꾸렸다.

경영위원회 이사들은 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모여 심의에 들어간다. 사내이사들이 명문화된 부의사항 하에 회사의 기본적인 경영방침뿐 아니라 신규 수주나 계약 체결·해지 여부를 직접 챙기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해외사업에 대한 의안들을 주로 다뤘다는 게 특징이다. '네옴시티'와 같이 상징적인 해외사업이 발주되자 사내이사들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 다른 건설사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점이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경영위원회는 지난해에만 12번 개최돼 24개의 의안을 가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정석 상사부문 사장과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 한승환 전 리조트부문 사장, 이준서 패션부문 부사장 등이 경영위원회에 소속돼 있었다.

경영위원회는 △경영 방침 및 정책 △신규사업 또는 신제품 개발 △지점·법인의 설치/이전 △기술도입/이전/제휴 △신규 수주/체결/해지 △유형자산 등의 취득/처분 등 부의사항이 발생할 시 수시로 개최된다. 중요 경영사항에 대한 최종 판단을 사내이사에게 맡기는 구조다.

지난해 주요 안건으로는 '사우디 NEOM Running Tunnel 입찰의 건'이 가장 눈에 띈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사업으로 높이 500m, 길이 170㎞에 이르는 대형 직선형 도시 '더라인'에서 터널공사를 수행하는 게 골자다. 총도급액(1조7655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6179억원이 삼성물산 몫에 해당한다.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더라인의 모듈러 사업과 관련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울러 네옴시티 외에 PIF가 추진하는 엔터테인먼트 도시 '키디야' 등에도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카타르에너지(QE)가 발주한 태양광 발전소 공사에 입찰하기 위한 안건도 가결됐다. 카타르 수도 도하 남쪽 40㎞에 위치한 메사이드와 북쪽 80㎞ 라스라판에 각각 417메가와트(㎿), 458㎿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6월 본계약을 마쳐 8236억원이 수주잔고에 새로 포함됐다.

우즈베키스탄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 2단계 공사'는 위원회를 거쳐 입찰에까지 나섰으나 최종 계약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은 사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로부터 사업 추진을 위해 약 7억달러를 유치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해외법인에 대한 의안도 다수 상정됐다. 네옴시티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 지역총괄(RHQ)을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역에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해외법인 'Samsung C&T Corporation Saudi Arabia'가 존재하지만 보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영국법인에는 증자를 단행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국의 더럼 지역에 위치한 해외법인 'Samsung C&T ECUK Limited'에 1144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호주 지역에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신규법인 'Samsung C&T Renewable Energy Australia Pty Ltd'을 설립하는 모습도 보였다.

삼성물산의 현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고 대표는 이달 1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공항·메트로·발전 등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지난해 경영위원회를 거친 의안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경영위원회는 해외사업 외에도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안건도 다수 의결했다. 대표적인 게 '주택 리모델링사업 지급보증의 건'이다. 삼성물산은 2010년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을 수주한 이후 한동안 리모델링사업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2020년을 기점으로 리모델링 시장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에는 '금호벽산(2021년)'과 '고덕아남(2021년)', '이촌코오롱(2022년)' 등에서 수주고를 쌓았다. 이밖에 '주택 정비사업 지급보증의 건', '주택 정비사업 사업비 대여의 건' 등 일반적인 주택사업에 대한 안건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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