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이사회 의안 워치]포스코이앤씨, 돋보였던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 행보'전략적 관계' PIF 측 사외이사 대거 포함, 이사회 의사결정서 적극적 행보
전기룡 기자공개 2023-04-12 07:21:24
[편집자주]
이사회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경영전략은 물론 재무, 인사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한 의안들을 다룬다. 각사의 이사회가 한 해 동안 다룬 주요 의안들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지, 또 당장 어디에 경영 방향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1년간 어떤 의안을 상정했으며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 이사회는 단출한 형태를 띄고 있다. 감사위원회 등 상법상 이사회의 기본 요건만 갖췄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나 재무위원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배치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단출한 형태이지만 여느 건설사보다 이사회의 '투명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3명 중 2명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직접 선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PIF가 선임한 이사진들은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특정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 이사회는 지난해 8번 개최돼 32개의 의안을 다뤘다. 1회차(1월 27일)까지는 사내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3인으로 구성된 형태였지만 3월 열린 주총 이후부터는 사내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 3인이 의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타비상무이사 3인 중 2명이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Ahmed A.Al-Subaey 사우디 Bahri 대표(CEO)와 Jacobo F.Solis PIF Direct Investments 부사장(SVP)이 이사회 내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다. 남은 한 자리에는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PIF와의 전략적인 관계 때문이다. PIF는 2015년 포스코이앤씨가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3965억원을 투입해 지분 38%를 확보했다. 지금도 특수목적법인(SPC)인 'THE SAUDI ASIAN INVESTMENT COMPANY'를 통해 2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PIF는 포스코이앤씨의 지분을 확보한 당해부터 자신들의 사람을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 중 한 명인 Ahmed A.Al-Subaey는 아람코 전무 시절부터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 인물이다. 햇수로 따지면 벌써 포스코이앤씨에서 9년차를 맞이했다.
포스코이앤씨로서도 PIF가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직접 선임하는 구조를 확립해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 실제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 두명은 지난해 두 개 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두 안건 모두 가결되기는 했지만 견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먼저 '새천년종합건설(회원사) 탈퇴에 따른 지분인수' 안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 중이던 '포천~화도 고속도로' 사업에서 새천년종합건설이 탈퇴하자 남은 지분을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나눠 인수하기 위해 상정한 의안이다.
당시 두 외국인 사외이사는 인프라 민자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내다봤다. 포스코이앤씨 인프라사업부문의 매출비중(연결)이 건축사업부문과 플랜트사업부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0.88%에 그친다는 점에 미루어 불확실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불안한 업황에 지난해 11월 '서울 신당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비 대출 보증 제공' 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력도 있다. 당시는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 굵직굵직한 건설사들이 만기 도래하는 채권들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증권가 정보지가 돌았던 시기다.
다만 한 달 뒤 열린 8차 이사회에 상정된 '분당 느티마을 리모델링사업 사업비 보증 제공' 의안과 '부산 양정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사업비 보증 제공' 의안에는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외국인 사외이사들도 지금은 도시정비사업을 안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도시정비사업의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전기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준수' 대우건설, 이사진 출석률 100%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브라질 여파' 포스코이앤씨, 포트폴리오 전환 '타개책'
- [건설리포트]'원가율 88%' 한양, CFO 출신 대표이사 선임 효과
- [2024 이사회 평가]'1964년 상장' DI동일, 오랜 역사에도 과제 산적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중동 후폭풍' GS건설, 그린사업본부로 쇄신 스타트
- 그래비티·모건스탠리, 임대주택 자산 매입 '속도'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현대엔지니어링, 설계 기술력 고도화 전략 '전면에'
- [건설부동산 줌人]'젊은 리더 전면' 현대건설, 세대교체 신호탄
- 'SM 계열' 태길종합건설, 골프연습장 매입 완료
- [건설사 인사 풍향계]'그룹 인사 앞둔' 현대건설, CEO 내부승진 기조 안착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