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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를 움직이는 사람들]비대면 진료 '입과 귀' 오수환·장지호 협의회장③감염병 위기 '심각' 유일한 사업 근거…법제화 '정조준' 19개사 한목소리

김진현 기자공개 2023-04-20 08:13:50

[편집자주]

2016년 출범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지향하는 목표는 '스타트업하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코스포는 스타트업을 위한 사회적, 정책적 환경을 고민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창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발족했다. 출범 첫해 50여개로 출발한 코스포 회원사는 현재 2000개를 돌파했다. 더벨이 국내 스타트업들의 얼굴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코스포의 핵심 인력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격의료분야 산업협의회(이하 원산협)을 이끄는 오수환, 장지호 협의회장은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오 협의회장은 엠디톡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비대면 진료 사업을 시작했다. 장 협의회장은 국내 비대면 진료 건수 1위 스타트업 닥터나우에서 최고평판책임자(CRO)를 맡고 있다.

이들은 초기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을 모아 원산협 출범을 주도했다. 자연스럽게 협회장사로 선출돼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선봉장을 맡게 됐다. 2년간 국회, 정부, 의사·약사 업계를 만나며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법제화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닦기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내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는 스타트업끼리 별도의 협의체가 만들어져있다. 원산협은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13개사로 시작해 현재 19개사가 속해있다.

◇치과의사 출신 창업가 오수환 대표, 정책 업무 수행 경험 장지호 이사 '시너지'

원산협 소속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창업 연도가 길지 않은 초기 기업이 많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창업했거나 기존 사업에서 피봇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뿐 아니라 각종 규제를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오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되던 시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비대면 진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엠디스퀘어 창업은 2016년에 했지만 이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2019년 모바일 건강 상담 서비스 엠디톡을 출시했다. 몇달 뒤인 2020년 3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추가했다.

*오수환 엠디스퀘어 대표(좌)와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우)

당시 코로나19 감염율이 높아지면서 정부에서 비대면 진료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정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수정해 감염병 위기대응 단계 '심각' 이상일 경우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전부터 비대면 진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오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중 처음으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 대표는 "전자공학과 출신 치과의사다보니 항상 IT와 메디컬의 접목 쪽에 관심이 많았다"며 "의사와 환자가 병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던 체계가 조금이나마 바뀔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사업을 펼쳐보자는 생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동대학 치의학과에 입학해 대학원을 마친 뒤 개원해 치과 의사의 삶을 살아왔다.

닥터나우 역시 비슷한 시기 비대면 진료를 시작했다. 닥터나우는 2019년 법인 설립 이후 2020년 11월부터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오픈했다. 장지호 이사는 닥터나우 창업자인 장지호 대표와 동명이인으로 닥터나우 합류 전 정책 관련 일을 해왔던 터라 닥터나우 합류 이후에도 주로 대관 관련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 이사는 1987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년고용촉진위원회 위원,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위 연구위원 등 경험을 지니고 있다. 동명이인이자 닥터나우를 창업한 장지호 대표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닥터나우에 합류했다.

오 대표가 업계의 목소리나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드는 '귀' 역할을 한다면, 장 이사는 이를 전달하는 '입'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의 배경이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뉜 배경이다.

장 이사는 "비대면 진료 비스니스는 궁극적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해 정책 활동과도 비슷한 면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며 "다가올 미래의 일을 다수가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해 각종 규제 현안 해결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토론회, 학회 등을 주최했다. 정부 및 국회가 주최하는 비대면진료 관련 정책 토론회, 감담회에도 꾸준히 참석했다.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 없지만 현재 비대면 진료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4건 발의돼 있는 상황에 기여했다.

*원산협 활동내역

◇경쟁보단 시장 안착 우선…'제약없는'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 목표

원산협 소속 회원사들은 비대면 진료 솔루션이라는 비슷한 사업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되지 못하면 다함께 고사할 처지에 놓여있는 만큼 목소리를 하나로 합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장 이사는 "현재 가장 큰 이슈는 비대면 진료가 의료법상 상시 제도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며 "업계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상시 허용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원격 비대면 진료를 받은 진료 건수가 3500만건이 넘었고 국민 중 1300만명 이상이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나타나 있다"며 "한시적 허용이 되면서 수요가 있었다는 게 증명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오 대표 역시 "병원을 돌아다녀봐도 전과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가맹 병원으로 신청하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걸 보면 인식면에서도 점점 바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2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 후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대응 중이다.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심각 단계 하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감염병 대응 위기 단계가 격하되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정부는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감염병 위기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이지만 언제 단계가 낮아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원산협은 정부가 감염병 위기 심각 단계를 낮추려면 일별 확진자수와 중증환자 수가 더욱 줄어야 하는데,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중증환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장 이사는 "정부가 2020년 2월 23일 감염병 경보를 심각으로 올릴 당시 일일 확진자 수가 500명정도였는데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이보다 많은 수의 일일 확진자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도 "확진자수도 줄어야 하겠지만 본질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전혀 줄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대면 진료가 보편적이고 제약없이 법의 테두리 안에 정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 이사는 "법제화가 되더라도 어떻게 도입되느냐가 중요한데 지금 나온 법안들은 특정 환자 대상을 지정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게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 된다"며 "이미 3년간 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가 보편화됐는데 법제화를 통해 다시 특정 대상 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역으로 규제가 되고 만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다양한 초기 기업이 활동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이슈가 생기기 마련인데, 각각의 개별 기업 전체를 다 통제하긴 어렵다"며 "다만 의료인들이 걱정하는 약물오남용 문제 등 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키려고 하는 등 자정작용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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