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순이익 레벨보다 높은 롯데지주 배당[롯데지주]④지난해 배당성향 169%, 이익잉여금 따라 자본총계 감소
김형락 기자공개 2023-04-20 07:19:48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5: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는 매년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 규모까지 고려해 재본 재분배 방향을 결정한다. 계열사에서 거두는 배당수익은 투자 소요와 주주 배당을 지급하기엔 부족하다.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보다 배당 지급 규모가 커서 자본총계를 늘리지 못했다. 부족한 재원은 차입을 일으켜 보충하고 있다.롯데지주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1073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별도 기준(이하 동일) 배당성향은 169%다. 지난해 롯데지주가 거둔 당기순이익(637억원)보다 배당 지급액이 더 크다. 롯데지주가 수립해둔 배당정책은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이다.
롯데지주는 자본총계 감액을 각오하고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은 자본총계 항목 중 이익잉여금 차감 요인이다. 통상 이익잉여금으로 쌓이는 당기순이익보다 배당 지급액이 크면 그 차액만큼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전체 자본총계도 감소한다.
지난해 자본총계 변화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초 4조9290억원이었던 롯데지주 자본총계는 12월 말 4조9012억원으로 27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637억원)에서 2021년 결산배당 지급액(1073억원) 차감한 금액(437억원)에서 자사주 관련 세율 변동 효과(157억원) 등을 제한 만큼 자본총계가 줄었다. 결산배당은 이듬해 주총 승인을 거쳐 지급하기 때문에 자본총계에도 지급 시점에 반영한다.
롯데지주는 2017년 10월 출범 이후 매년 당기순이익을 이익잉여금으로 쌓아가며 자본총계 늘리는 재무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당기순손익 변동 폭이 컸다. 2018년에는 당기순손실(6293억원)을 냈다.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2108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당기순손실 규모가 3071억원, 364억원이었다. 지난해는 당기순이익(637억원)을 거둬 흑자로 전환한 해다.
롯데지주는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사라 영업수익은 대부분 종속·관계기업 배당수익에서 발생한다. 지주사가 거느린 계열사가 많다 보니 매년 손상검사를 수행해 발생하는 종속·관계기업 손상차손 규모도 상당하다. 종속·관계기업 손상차손은 영업외손익으로 반영돼 당기순이익 발목을 잡았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컸던 2018년, 2020년 종속·관계기업 투자 주식 손상차손은 각각 5011억원, 5597억원이다.
롯데지주는 별도 기준으로 당기순손실 내던 해에도 결산배당을 지속했다. 지주사 전환 목적이 지주사 주도의 투자 재원 배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지주사·사업회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환원 정책 시행이었기 때문이다.
지주 출범 이듬해인 2018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도 결산배당으로 572억원을 책정했다. 2019년에는 중간·결산배당으로 총 787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배당성향은 37%였다. 2020년에는 당기손손실 여파로 배당액을 715억원으로 소폭 줄였다. 2021년에는 당기순손실 폭이 감소하자 배당을 358억원 증액해 1073억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결산배당(1073억원)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롯데지주 자본총계는 지주 출범 첫해보다 줄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4조9012억원)는 2017년 말(4조9452억원)보다 440억원 적다. 2019년 말 자본총계가 5조4005억원까지 늘었다가 당기순손실, 배당 지급 등으로 이익잉여금이 깎이면서 자본총계도 떨어졌다.
현금흐름에서도 계열사 배당수익만으로 지분 투자와 배당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롯데지주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957억원이 유입됐다. 그해 종속·관계기업 주식 취득에 쓴 돈은 6995억원, 2021년 결산배당으로 나간 현금은 1073억원이다. 부족한 현금은 차입을 늘리면서 유입된 자금으로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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