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두산밥캣, 핵심시장 반등 조짐에 재고확충 선제 대응북미 주택시장지수 3개월째 상승세… 재고자산 34% 증가에도 회전효율 늘고 충당금 억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18 11:13:43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 확보의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이 샌드위치 형태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은 한 해 매출의 70%가량이 북미 지역에서 나온다. 때문에 북미시장의 상황에 전사 차원의 사업계획이 영향을 받는다. 소형 건설기계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북미 건설시장 중에서도 대규모 인프라 관련시장보다는 주택시장의 변화가 전략 수립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올해 북미 주택시장은 눈앞의 지표가 긍정적이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산밥캣을 향한 건설기계 주문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에 두산밥캣은 재고자산을 늘려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두산밥캣은 2022년 말 연결기준 재고자산이 13억28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억2996만달러, 34% 늘었다. 항목별로 △상품 및 제품 △재공품 △원재료 △미착품 등 모든 항목에서 재고 보유량의 증가가 나타났다.
두산밥캣의 재고자산은 2021년에도 전년 대비 3억6642만달러 증가했었다. 다만 이는 그해 7월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으로부터 산업차량BG를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재고자산 증가는 사업 추가 등 외생변수에 기인하지 않은 순수 전략적 움직임이었다는 말이다.
기업의 재고자산 증가는 회계적으로 운전자본을 늘려 현금흐름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두산밥캣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2022년 말 5억5157만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두산밥캣이 보유 현금 감소의 리스크를 안고 재고를 확충한 것은 향후 제품 수요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북미 주택시장은 현재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 전미주택건축업협회(NAHB)이 발표하는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3월 기준 44포인트를 기록했다. 업황의 기준선인 50포인트를 8개월째 밑돌고 있다. 다만 1월 35포인트에서 2월 42포인트를 거쳐 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의 연방 센서스국이 발표하는 현지 신규주택착공 전 허가 수가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북미 주택시장지수는 상승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에 따르면 북미 건설기계 오더 백로그는 2022년 6월을 정점으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나 여전히 정상 수준을 초과하는 상태다. 백로그는 주문을 받았으나 아직 고객에 인도하지 않은 재고를 말한다.
실제 두산밥캣의 재고자산 중 상품 및 제품 항목의 금액은 2021년 3억8518만달러에서 4억7536만달러로 늘어난 상태다. 재고자산 총계 증가에는 올해 판매 예정 물량까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재고자산 보유량이 늘었지만 재고 활용의 효율성 역시 개선됐다. 재고자산 회전수(연 환산 매출원가를 기초 재고와 기말 재고의 평균으로 나눈 값)가 2021년 5.1회에서 2022년 6.1회로 증가했다.
심지어 공장 가동률의 상향을 통해 재고 활용 효율성을 더 개선할 여지도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컴팩트 이큅먼트(소형 장비)사업이 74.5%, 포터블파워(이동식 장비)사업이 27.2%로 각각 집계됐다. 북미 주택시장심리 회복세에 따라 가동률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 관리 측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된 가운데 적기에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나타난다. 두산밥캣은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재고자산 총계가 34% 증가하는 동안 평가충당금은 4681만달러에서 4851만달러로 단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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