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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도록 2·3년물만..."한전채 만기 다변화 시급" 2025년 차환수요만 '30조' 이를수도…한전 "시장 소통해 중장기물 수요 가늠"

최윤신 기자공개 2023-04-20 07:42:1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1: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이 넘도록 한전채를 2·3년물로만 발행하고 있다. 한전채 과잉 발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분산되지 못한 만기구조로 인해 전기요금이 현실화되더라도 수년간 한전채 발행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런 조달 구조가 이어지면 2025년에는 차환수요만 3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시장과 소통하며 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가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언제쯤 만기를 다변화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 6개월 넘도록 실종된 중장기물, 2024~2025년 차환부담 심화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10월 5일 5년물 200억원을 발행한 뒤로 최근까지 2·3년물의 한전채만을 발행하고 있다.

한전은 그간 공사채의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다양한 트랜치의 한전채를 발행해왔다. 우량등급 채권에 대한 기관의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2년물부터 3·5·7·10년물은 물론 초장기물인 30년물도 심심치않게 발행할 수 있었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 회사채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며 바뀌었다. 하반기부터 채권시장의 어려움이 커지며 2·3·5년물 위주로 발행을 이어갔고, 지난해 9월부터는 5년물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발행된 10조원가량은 모두 2년물과 3년물로만 발행됐다. 2년물이 7조4400억원, 3년물이 2조5800억원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발행까지 발행된 9조3500억원이 모두 2·3년물이다.

시장에선 단기물 위주의 발행으로 인한 만기구조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2022년 사상 최대 규모로 발행된 한전채 31조8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2년물로 발행되며 2024년 만기를 맞는 한전채 규모는 18조66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발행이 집중됐던 11월과 12월에는 매달 3조원이 훌쩍 넘는 차환수요가 발생한다.

전기요금 정상화로 인해 신규 발행 수요가 거의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만기 물량 차환에만 평년보다 많은 한전채가 발행되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2021년 한전채 발행은 10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한전채 발행이 줄어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며 2025년에 더 큰 우려가 나타난다. 지난해 발행한 3년물의 만기와 올해 발행하는 2년물의 만기가 겹치면 차환에 필요한 발행 수요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서다.

2025년 차환물량은 현재까지 예정된 것만 17조원에 달한다. 만약 지난해만큼 2년물 발행이 이어질 경우 차환 수요만 30조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2년 5~12월 발행된 2년물은 12조5800억원이다.



◇ 만기 다변화, 안하나 못하나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전이 만기구조 다변화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는 레고랜드 사태 등의 여파로 5년물 이상의 중장기물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올 초부터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해빙됐고 중장기물에 대한 수요도 나타나고 있는데, 왜 2·3년물만을 고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선 중장기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을 마지막으로 2·3년물만 발행해온 한국도로공사도 지난 2월부터 5년물 발행을 재개했고, 이밖의 특수채는 어렵지않게 10년물 이상의 장기채를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회사채도 중장기물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AAA등급의 SKT는 최근 3·5·7년물 발행에 앞서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치렀는데, 5년물과 7년물 금리를 민평 대비 낮게 확정할 수 있었다. 오히려 3년물이 민평금리 대피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했다. 이밖에 일부 AA등급의 우량채도 큰 무리 없이 5년물의 수요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전 측은 “시장과 소통을 통해 중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가늠하고는 있다”며 “금리 추이를 고려하며 필요시 중장기물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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