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온열기업체 세라젬, 두 번의 도약①자동온열기 최초 개발, 2019년 기점으로 국내 급성장…2년간 매출 2배로
고진영 기자공개 2023-04-24 07:28:38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6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라젬은 자동 온열기를 처음으로 개발한 기업이다. 국내에서 출발해 해외 위주로 사세를 확장하고, 다시 국내 몸집을 불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웠다. 특히 팬데믹을 기회로 안마의자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년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 불었다. 창업주 이환성 회장의 베팅이 따낸 결과물이다.국내에 온열 물리치료기가 도입된 것은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즈음이다. 일본이 개발했는데 열을 전달하는 '도자'를 매번 손으로 옮겨야 하는 수동 방식이라 번거로웠다. 당시 온열기 관련 사업을 하던 이환성 회장은 자동화 기기의 사업성에 주목했다. 자동 온열기 개발에 전 재산을 투입하고 1998년 세라젬의 전신 삼성의료기산업을 세웠다.

성장의 기반을 세운 첫 모델 '세라젬마스타 M3000'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온열기에 누워만 있으면 리모컨으로 내부 도자가 옮겨 다니며 지압을 하도록 조작할 수 있었다. 제품 개발을 마친 세라젬은 초기부터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2000년대 초반 중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스페인, 독일, 그리스, 뉴질랜드, 호주 등 유럽 등 해외각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2014년에는 척추온열기 '세라젬 마스터 V3'가 미국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현재 70여개국에 2500여개의 체험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 시장을 축으로 세라젬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000억~3000억원 사이의 매출을 견고하게 유지했다. 마진 역시 점차 좋아졌다. 불량률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두면서 후방업체와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효과로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에서 2015년 10% 선을 넘었고 2017년부터는 20%대로 올랐다.

설립 후 20년간 세라젬의 성장이 차근히 진행됐다면 두 번째 도약은 비교적 가팔랐다. 2018년부터 국내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체험형 직영매장인 ‘웰카페’를 국내에 130여개 출점하고 3년간 약 500명의 맨파워를 끌어왔다. 2019년엔 TV 광고에 나섰고 안마의자 '파우제', 로봇청소기 '세라봇' 등 신제품도 쏟아냈다.
국내 영업력을 확충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영업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팬데믹 탓에 해외 매출은 축소됐지만 국내 매출 상승폭이 더 컸다.
해외 매출이 2019년 2568억원에서 2020년 1010억원, 2021년 1569억원으로 반토막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870억원에서 1992억원, 5102억원으로 대폭 점프했다. 코로나로 재택이 늘어난 효과를 봤다. 2019년 20%대에 불과했던 국내 매출 비중은 이제 80%대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전략이 성공을 거둔 덕분에 세라젬 매출은 2020년 3000억원대에서 2021년 6671억원으로 급증, 지난해는 7502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작년까지 3년 동안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계산하면 58%를 넘는다.

세라젬이 성공적인 도약을 거듭한 데는 이환성 회장의 용인술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해외사업 확장기에 이환성 회장은 실무자급인 해외 지사장 수십명을 전부 ‘SERI CEO’ 유료 회원으로 등록해줬다. 중소기업으로선 이례적인 투자였다. SERI CEO는 국내 최대의 최고경영자(CEO) 교육콘텐츠 커뮤니티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다. 이환성 회장도 회원이었는데, 이를 인연으로 삼성그룹 출신의 강신장 세라젬 전 대표이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또 2021년 말에는 이경수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본사와 해외법인을 거쳐 국내 전략사업을 총괄하던 인물로, 2020년부터는 전략사업 대표를 맡고 있었다. 세라젬에 사원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내부인사인 만큼 제품뿐 아니라 대내외 사정에 전부 빠삭했다. 해외시장을 챙기면서 국내 공략도 가속화해야 하는 시기에 시의적절한 인사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외형 성장에는 수익성 하락이 뒤따랐다. 20%였던 영업이익률이 2020년을 기점으로 급락했으며 2022년에는 6.7%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 증가 때문이다. 2019년만 해도 판관비가 1000억원을 밑돌았으나 지난해는 4112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약 4년 전 개시한 렌탈사업이 운전자본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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