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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민자발전' GS E&R, 5000억 안전판 구축동력 'SMP'전력도매가격 상승기 '비축기조' 주효, 만기도래 회사채 1000억 현금상환 선택

박동우 기자공개 2023-04-26 09:33:58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09: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 E&R(이앤알)은 국내 대표적인 민자 발전사로 손꼽히는 업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5000억원의 유동성 안전판을 구축했다. 한국전력에서 민간이 생산한 전기를 사들이면서 적용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원동력이었다.

전력도매가격 상승기에 실현한 막대한 이익을 현금으로 비축하는 기조를 이어간 대목이 주효했다. 덕분에 GS E&R은 올해 3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자 전액 현금으로 상환하는 길을 선택했다.

◇김재룡 전임 CFO 결실, 단기금융상품 운용도 확대

GS E&R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력 생산'이다. 지난해 화력발전 영역에서 연간 매출의 41%인 1조531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난방열과 전기를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부문도 전체 실적의 29%(7535억원)를 차지할 만큼 효자 사업이다.

2021년 이래 전력도매가격(SMP)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GS E&R은 실적을 확대할 기회를 잡았다. SMP는 한국전력이 민간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일 때 적용하는 가격이다. 2020년 10월 킬로와트시(㎾h)당 평균 50원이던 SMP는 2021년 10월에 100원을 넘어섰다. 연료비가 급등한 2022년에는 27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력 판매가가 오르면서 GS E&R의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이 2조5727억원으로 전년대비 58.2% 불어났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수익이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2506억원을 실현했다. 2021년(1618억원)과 견줘보면 54.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본업에서 현금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향상됐다. 2019년 이래 2021년까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1600억원 안팎에 그쳤지만 작년에 3984억원으로 대폭 불어났다. 자본적 지출 등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021년 656억원에서 2022년 2782억원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김재룡 전 경영지원본부장은 SMP 상승기에 현금을 비축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수익성 위축을 대비해 재무 완충력을 갖추는 취지도 반영됐다.


유동성은 2021년 말 3750억원에서 지난해 말 5116억원으로 1년새 36.4%나 두터워졌다. 여윳돈을 불릴 목적으로 현금을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는 데도 주력했다. 전체 유동성에서 단기금융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 19%(709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말에는 54.6%(2793억원)로 상승했다.


◇향후 변수 'SMP 상한제', 자금보전 부각되나

2023년 신임 CFO로 부임한 김근일 경영지원부문장(사진)은 창사 이래 최대 유동성 기반 위에서 재무정책을 수립하게 됐다.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어치 공모채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첫 관문이었다.

GS E&R은 보유 현금으로 전액 상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쌓아둔 자금이 충분한 데다 차환용 회사채를 찍으려니 금리 부담이 만만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에 21-1회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 책정한 연이율은 1.68%였다. 3년새 상황은 달라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A+급 3년물에 매겨진 금리는 4.57%다. 조달 비용을 감안하면 현금으로 갚는 게 최선이었다.

상환의 순간은 계속 다가온다. 올해 6월에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농협,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끌어온 단기성 차입도 291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현금 보유고로 계속 갚아나가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윳돈 사용에 신중을 기하게 된 건 회사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정부가 도입한 'SMP 상한제' 때문이다. 한전이 민간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일 때 매기는 전력도매가격에 제한을 설정한 제도다. 202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뒤 이달 시행을 재개했다.

GS E&R 관계자는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은행 대출건 전체에 대해 만기 연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의 경우 보유 자금으로도 상환할 수 있으나, 유동성 보전을 감안해 대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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