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현물출자 명암]출자 지분 배당 못받는데 정부엔 '35%' 고배당④산업은행 정부에 1600억 배당…연결기준 8조 순손실에 한전 배당수익은 0원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27 07:26:07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BIS비율이 13.4%로 떨어지면서 통합산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조원 현물출자 카드를 꺼내 들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주요 공기업 지분으로 현물출자를 받았다. 실질적인 현금 유입없는 현물출자가 진정한 재무 건전성 개선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긴다. 해당 지분의 가치 변동에 따라 미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더벨은 산업은행이 현물출자로 받은 보유 지분의 현황과 경영 방향, 현물출자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14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4조원의 순손실을 내자 KDB산업은행(산은)도 연결 기준 약 8조원의 순손실이 났다. 그럼에도 산은은 정부에 16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대규모 순손실을 낸 산은으로부터 정부는 어떻게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을까.정부는 산은에 한전 주식을 현물출자했다. 한전의 수익성은 산은 연결 재무제표에 지분율만큼 반영된다. 그러나 정부 배당금은 한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은의 별도 재무제표로 결정된다. 정부의 현물출자는 실제 현금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서 미봉책으로 불리는데 그 대가로 '고배당'까지 부담해야 한다.

한전의 조 단위 순손실의 영향으로 산은도 역대급 순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배당은 차질없이 이뤄졌다.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지난해 말 가져간 배당금은 1647억원이다. 배당성향으로 보면 35.4%다.
조 단위 연결 순손실에도 정부 배당이 가능했던 이유는 별도 기준 순손익으로 배당금이 산정되기 때문이다. 산은 배당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결정되는데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국책은행의 배당 규모는 기획재정부가 배당협의체를 통해 결정한다.
지난해 산은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465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6년 별도 기준 순손실이 3조6477억원을 기록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년 정부로 배당이 이뤄졌다. 2021년 별도 기준 순이익이 2조4618억원으로 나타나자 8331억원의 배당이 결정됐다. 적게는 2019년 1120억원의 배당이 이뤄졌다.
현물출자는 현금출자와 달리 실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회계상으로 자본이 보강되는 효과가 있다. 산은은 정부로부터 받은 현금은 없으나 한전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정부엔 별도로 수천억원의 배당을 올려주고 있다.
지난해 산은이 연결 기준 순손실을 낸 상황에서도 정부에 대한 배당성향은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35.4%로 전년(33.8%)과 비교해 1.6%p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출자기관에 대해 배당성향 40%라는 목표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은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은 '0원'이었다. 한전도 최대주주인 산은에게 매년 배당수익을 올려주고 있으나 2015년 산은이 최대주주로 오른 뒤 2019년 2020년, 그리고 2022년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배당수익은 2016년 6548억원이 가장 많았고, 2018년이 1669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앞서 산은은 2015년 정부로부터 한전 주식 8000억원을 현물출자 받으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현물출자는 산은의 BIS비율이 14% 아래로 떨어지면서 자본 건전성을 높이려는 조치였다. 최근 정부는 산업은행 BIS비율이 다시 14%를 밑돌게 되자 6년 만에 현물출자를 결정했다.
이번 현물출자 대상은 1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5650억원, 4350억원 현물출자가 이뤄졌다. 2015년 한전과 함께 LH 주식 1조2000억원의 현물출자가 이뤄진 바 있어 LH지분에 대한 현물출자 총 규모는 2조2000억원이다.
현물출자가 이뤄진 후 산은이 보유한 LH 지분율은 9.23%다. 정부(87.34%)에 이어 산은이 2대 주주다. 보유 지분이 충분하지 않아 LH는 산은이 지분법 수익 대상에 포함되진 않는다. 2조2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배당수익을 얻진 못한다. 지분법 수익 대상은 아니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산은도 LH 경영 실적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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