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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보령 오너, 엑시엄 '사내이사' 선임의 의미 5곳 계열 및 관계사 이사 겸직, 투자에서 '사업'으로…'금융자산' 회계분류도 주목

최은진 기자공개 2023-05-02 10:32:3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5: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우주사업에 보령의 존재감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그 정점에는 보령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있다. 민간 우주정거장 사업을 추진하는 엑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대한 입지가 단순 투자에서 '이사회' 참여로까지 넓어졌다.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면서 보령의 사업적으로는 물론 재무적으로도 상당한 연계점을 갖게 됐다.

'제약'에서 '우주'사업으로 모습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부적으로도 제약은 캐시카우고 미래 혁신사업은 '우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다만 어떤 콘텐츠를 상업화로 연결시킬 지가 관전 포인트다.

◇엑시엄 경영에도 '영향력' 발휘, 한국으로 시선 이동 '사업화' 사활

보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현지시간으로 25일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 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계약 당사자인 보령과 엑시엄의 대표이사인 김 대표와 캄 가파리안 회장(Kam Ghaffarian, Executive Chairman), 마이클 서프레디니 대표(Michael T. Suffredini, President and CEO)가 참석했다. 이와 함께 방미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구자열 무역협회장도 임석했다.

JV가 어떤 일을 하게 될 지는 아직 분명치는 않다. 다만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 상에서 공동 우주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향성은 있다. 지구 저궤도는 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다. 우주인 사업, 차세대 한국 모듈을 포함한 공동 제조·건설·인프라 사업, 우주정거장에서의 모든 연구 개발 및 실험 활동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 등은 법인 설립 후 양사가 함께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우주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정부의 역할도 기대해볼만하다.

JV는 국내에 설립된다.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보령이 주도권을 쥔다. 기술 및 인프라 등은 엑시엄이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반으로 보령은 단순 한국이 아닌 아시아 태평양 지역 등으로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JV를 통해 우주사업에 대한 시선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은 이 과정에서 우주라는 콘텐츠로 '사업화'를 실현시키는 데 안간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엑시엄 스페이스의 이사회에 입성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엑시엄 스페이스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보령은 엑시엄 스페이스에 지난해만 총 755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엑시엄 스페이스의 누적 펀딩액이 2억달러, 우리돈 2700억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28%에 달하는 비중이다. 3곳의 리드 투자자에 보령이 C5캐피탈과 IBX에 이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보령 투자금이 가장 크다.

보령 공시에 따르면 엑시엄 스페이스에 대한 보유 지분율은 0.4%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환우선주(CPS)로 투자한 만큼 정확한 지분율 파악은 어렵다. 대략 2.7% 정도인 것으로 보령은 보고 있다. 재무제표에는 단순 '금융자산'으로만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를 엑시엄 스페이스가 이사(Board of directors)로까지 선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엑시엄 스페이스는 김 대표의 이사 선임 보도자료를 통해 그를 의료 투자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신흥 우주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인물로 표현했다. 보령의 'Care In Space Challenge'라는 슬로건을 소개하며 인간이 우주에서 더 오랜 시간을 살게 되며 맞닥뜨릴 의학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제약은 캐시카우·우주는 혁신…이사회 영향력 '사실상 지배력' 적용할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보령이 단순 '우주투자' 정도가 아닌 '우주사업'을 한다는 혁신을 의미한다. 특히 엑시엄 스페이스에서 김 대표를 '사내이사'의 권한을 맡기며 중요 일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사업파트너 이상의 공고한 관계로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보령·보령파트너스·신패스홀딩스에 이어 엑시엄 스페이스까지 계열사 및 관계사 5곳의 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사실상 보령그룹의 전체 사업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엑시엄 스페이스와의 협업 및 시너지에 적극 나설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자금적인 측면에서도 엑시엄 스페이스에 더해 합작사까지 합하면 대략 1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계열사인 보령의 자본이 5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막 첫발을 뗀 우주사업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공격적이다. 캐시카우인 제약사업 이상으로 우주사업을 전폭적으로 밀어야 할 유인이 되기도 한다.

보령 자체적으로 볼 때도 엑시엄 스페이스에 대한 재무회계적 분류의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언제든 매도가능한 '금융자산'으로 분류했지만 경영상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배력' 개념을 활용해 관계기업으로의 재분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보령그룹 관계자는 "엑시엄 스페이스와의 합작사에 얼마를 투자하게 될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략의 사업 등은 구상하고 있는 단계"라며 "우주라는 콘텐츠로 어떻게 사업화를 해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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