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사장이 꿈꾸는 '울산 모델' 울산GPS 국내외 확대 비전…신사업 세전이익 2배 목표, 수요처 확보 관건
울산=김동현 기자공개 2023-04-28 07:38:0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가 내년 8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는 LPG·LNG 혼용발전소 울산GPS는 단순히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의미에 머무르지 않는다. 울산GPS(Gas Power Solution) 자체를 하나의 사업 모델로 국내외에 확장하겠다는 윤병석 SK가스 사장(사진)의 미래 비전이기도 하다.2019년 SK가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윤 사장은 울산GPS를 통해 신사업 구조를 완성하고 2030년 신사업 세전이익을 기존사업의 2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LPG·LNG 복합발전, 수소 산업의 개화에 맞춰 선제적인 수요처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4년에 초점 맞춘 '비즈니스 시프트'
윤 사장은 지난 2012년 경영지원부문장으로 SK가스에 합류했다. 사회 초년병 시절인 1991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서 잠시 근무했지만 1996년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하며 경영 컨설팅을 주업무로 했다.
SK가스와는 2010년 미래성장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연을 맺게 됐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하기 시작하며 LPG 수입국에서 수출국 입장이 되며 글로벌 LPG 가격도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국내에선 LPG 차량 대수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하며 민수용 LPG 시장이 위축기로 돌입한 시기다.
이때부터 SK가스는 LPG를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가스화학 사업에 진출했다. 2016년 설립된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울산피피(UPP)를 준공해 '프로판(SK가스)→프로필렌(SK어드밴스드)→폴리프로필렌(UPP)'으로 이어지는 가스화학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그 결과 전체 SK가스 판매 중 민수용 LPG 비중이 2015년 99%에서 2022년 22%까지 떨어졌고 그 자리는 산업체·석유화학 LPG와 트레이딩 등이 채웠다.
SK가스 내외부에서 이러한 사업전환 과정에 참여했던 윤 사장은 2번째 비즈니스 시프트(사업 전환)로 LNG와 수소를 꼽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LPG·LNG 혼용발전소 울산GPS와 대규모 석유제품·LNG 터미널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내년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LPG에 치중됐던 사업구조를 LNG로 다각화하는 과정 속에서 SK가스는 'KET(LNG 도입·저장·공급)→울산GPS(혼합발전)'로 이어지는 LNG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과거 LPG 사업을 가스화학으로 넓히며 활용했던 밸류체인 구축 방식과 유사하다. LNG 신사업은 시운전을 거쳐 상업가동을 시작하는 내년 8월부터 수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수소산업 역시 SK가스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 중 하나다. 울산GPS는 설비 단계에서부터 수소발전(2030년 수소혼소·2050년 수소전소)을 염두하고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수소산업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발전, 연료전지, 차량용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신사업의 재무 목표치도 제시됐다. 지난해 LPG 사업으로만 3047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한 SK가스는 2025년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비중을 동일하게 맞춰 세전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2030년에는 신사업 세전이익을 5000억원까지 키우는 것이 목표다.
기존 LPG 사업의 세전이익이 일부 축소되더라도 신사업을 키워 전체 세전이익을 키우는 방향이다. 당장의 수소사업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울산GPS·KET로 이어지는 LNG 사업에서 대규모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그 배경이 됐다. 이제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이익 창출의 관건은 결국 어느 정도의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지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울산 산업단지 중심으로 수요처를 확보하며 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PG 저장기지(SK가스), LNG 터미널(KET), LPG·LNG 혼합발전(울산GPS) 등 주요 인프라가 울산 산단 내에 위치한 만큼 최적의 인프라를 강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석유화학 단지 조성 프로젝트), 동서화력 등과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윤 사장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사업모델을 국내외로 확대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이른바 '울산모델'로, 울산과 비슷한 해안 접경 지역이나 울산에서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윤 사장은 "과거 해외 고객에게 LPG·LNG 혼합발전 모델을 설명하면 '해봤냐'는 질문이 돌아온다"며 "몇년 전까지는 아직은 설계단계라고만 했지만 요즘에는 짓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것은 아직 없지만 울산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다른 사업자들이 찾아오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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