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은 지금]'중소기업' 신규유치 과제…한미은행 영광 되찾자①소매금융 철수하고 기업금융 두자릿 수 성장세…'중소기업' 확대는 아직
박서빈 기자공개 2023-05-15 07:49:11
[편집자주]
한국씨티은행이 변신을 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의 단계적 철수를 선언한지 1년여가 지났다. 씨티은행은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금융 중심의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한국씨티은행의 재편과 그간의 성과, 앞으로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한미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강점이 있었다. 전신인 경기은행의 지역영업 기반도 튼튼했다. 하지만 한미은행 인수 직후 한국씨티은행은 기업 대신 소매금융으로 전략을 집중했다.결과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전략 선회는 한미은행의 장점을 잃게 했다.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담보를 안전하게 요구할 수 있고 건별 당 대출 규모도 작아 큰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과의 경쟁 강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국씨티은행은 다시 소매금융 대신 기업금융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번엔 글로벌 차원의 전략 설정이 있었다. 2021년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대표이사(CEO)는 한국 등 13개 국가에서 개인고객 대상 대출, 예금, 신용카드 등의 소매금융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13개 국가의 소매금융 시장이 현지 은행들과 경쟁할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판단이 철수 배경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버리고 기업금융에 올인하는 것은 옛 한미은행의 영광을 되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사진)은 한국씨티은행을 기업금융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강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기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엔 강점을 보인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을만한 중견·중소기업 관련 비즈니스는 풀어야할 과제다. 기업금융의 영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중소기업 사업 확장이 필수적이다.
◇기업금융 전체 규모로 본다면 '성장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앞서 씨티은행은 2021년 10월 개최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 폐지를 결정하고, 2022년 2월부터 소비자금융사업과 관련한 모든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신규 계약의 체결을 중단했다.
2021년 말 한국씨티의 기업금융 대출채권은 5조8739억원에서 2022년 말 9조3364억원으로 1년 만에 58.9% 증가했다. 씨티은행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면서 한국 시장 내 기업 운영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착실히 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매금융은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여 나가고 있다. 2022년 말 소매금융의 대출채권은 10조832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1% 감소했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같은 기간 한국씨티의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은 20조169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6.8% 하락했다.
한국씨티의 대출채권은 △원화대출금 △외화대출금 △내국수입유산스 △매입외환 △신용카드채권 △환매조건부채권매수 △팩토링채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평가는 이르다 '중소기업' 성장통
현시점에서 기업금융 전체 규모의 성장만으로 한국씨티의 기업금융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씨티가 기업금융 영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여전하다. 옛 한미은행의 장점이었던 중소기업의 영역은 아직 미개척 상태다.
기업금융 중 원화대출금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기업금융의 사이즈는 줄었다. 대기업 원화대출금 규모는 커졌지만 중소기업의 원화대출금 규모는 줄어든 탓이다.
2022년 말 씨티은행의 중소기업 원화대출금은 2조557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3.6%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몸집이 줄어들면서 한국씨티의 전체 원화대출금 중 중소기업 대출 비율도 2021년 29.08%에서 지난해 21.47%로 함께 줄어들었다.
이에 기업자금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4조362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7.4% 감소했다. 물론 대기업 원화대출금은 같은 기간 1조804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3.7%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기업금융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원화대출금 외에도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운용업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며 "대기업 원화대출금, 환매조건부채권매수 등의 증가로 기업금융의 전체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소매금융의 점진적인 자산축소 이행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부문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혁신기업 발굴 및 해외 거래유치 중심의 주요 고객사 대상 주거래 은행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대기업은 글로벌 네트워크 및 맞춤형 솔루션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ESG 및 디지털 분야에서 고객점유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 본사는 약 160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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