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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펀드 VC 열전]삼호그린인베, 숨은 실력자…이번엔 '모태' 정조준⑭중소형펀드 운용 경험 보유, 유암코와 유사 성격 NPL펀드 이력도

이명관 기자공개 2023-05-24 08:15:09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캐피탈(VC)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세컨더리펀드가 재조명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악화에 따른 대안으로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가 과제로 떠오른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국내 세컨더리펀드 규모는 등락을 거듭하며 성장했다.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으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하우스도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주요 VC의 세컨더리펀드 트랙레코드와 운용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숨은 강자로 꼽힌다. 운용자산(AUM) 3100억원 규모의 중견사로 입지가 탄탄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한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활발하게 진행됐던 정부 출자사업에 제안서를 단 한차례도 접수하지 않았는데, 올해 다시 펀드 결성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번에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출사표는 던진 분야는 모태펀드 세컨더리 분야다. 세컨더리 분야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섹터다. 지난해 투자 환경이 급변하면서 시장 상황이 나빠졌는데, 시장에선 세컨더리를 통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에 유동성이 급감하면서 투자기업의 기업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운용 '경험' 강점 부각

KITIA Noblesse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세컨더리 펀드 운용 경험을 갖고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2개의 세컨더리 전문 펀드를 운용해왔다. 대표적인 게 포스코기술투자 함께 결성한 '포스코-SGI 팔콘 제약바이오 세컨더리조합1호'다. 해당 펀드는 2017년 결성한 펀드로 제약 바이오 분야의 중소기업 구주 인수를 위해 결성됐다.

결성액은 110억원이다. 펀드의 핵심 출자자(LP)는 KDB캐피탈과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유안타증권 등이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삼호개발도 LP로 이름을 올렸다.공동 운용사(co-GP)인 포스코기술투자와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총 30억원을 출자했다.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는 민경철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상무가 참여했다. 해당 펀드는 프로잭트 펀드로 투자처는 위터스제약이었다. 성대영 위더스제약 대표가 보유한 구주 1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투자 3년여 만인 2020년 위더스제약이 상장하면서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엑시트에 나섰다. 총 회수액은 170억원 정도로 준수한 수익률을 올렸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에게 첫 번째 세컨더리 펀드였는데, 난이도를 고려할 떄 나름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내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IRR 기준 수익률은 15% 안팎이었다.

2017년 비슷한 시기에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또하나의 세컨더리펀드를 선보였다. 85억원 규모의 SGI세컨더리투자조합제2호다. 삼호개발을 비롯해 민간 자금으로만 결성된 펀드다. 해당 펀드는 현재 만기를 1년 앞두고 청산을 준비 중이다.

◇대표 세컨더리 트랙레코드는 고난이도 'NPL 펀드'

보통의 세컨더리 펀드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NPL 펀드도 순항 중이다. 해당펀드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결성한 '중소기업성장 사모투자펀드(이하 중소기업성장PEF)'다. 투자 대상이 산업은행이 보유 중이던 구주라는 점에서 세컨더리 펀드 성격과 유사하다.

4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성장PEF는 한국산업은행의 비금융자회사 79개를 패키지로 인수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다. 당시 산업은행은 매각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비금융자회사인 중소·벤처기업들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선택을 했다.

중소·벤처기업을 개별적으로 매각하면 실적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리게 된다.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고 성장 전망이 어두운 업체는 매각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면 이런 리스크가 사라진다. 인수 매력이 높은 기업들에 선호도가 낮은 업체를 묶어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암코와 삼호그린인베스트가 인수한 패키지엔 곧장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유망 기업과 부실 징후가 엿보이는 업체가 섞여있다. 물론 괜찮은 기업보단 부실한 기업의 비중이 더 높았다. 패키지에 포함된 회사의 상태를 고려하면 사실상 NPL 펀드였다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 보면 옥석가리기기 필요했다. 사실상 흙속의 진주를 찾아 자금을 회수해야 했다. 몇몇 눈에 띄는 곳들이 등장했다. 브레인즈컴퍼니와 다보링크, 웨이버스 등 3곳이다. 이들에 대한 엑시트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이미 결성액을 넘어선 자금을 회수했다. 높은 난이도의 펀드를 잘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종 성적표는 남아 있는 포트폴리오의 회수 결과에 달려있다.

이 같은 과거 레코드를 앞세워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대펀'에 김준욱 전무, 조수봉 대표·민경철 상무 '핵심 운용인력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이번에 모태펀드 세컨더리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 베테랑 3인방이 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우선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준욱 전무가 맡는다. KT 연구원, 큐브벤처파트너스, 한국기술지주 등을 거친 김준욱 전무는 촘촘한 트랙레코드를 가진 심사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김 전무는 현재 NPL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유의 감각으로 고난이도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등 그간의 성과를 고려해 세컨더리 펀드 대표 펀드매니저 적임자로 내정됐다.

핵심운용인력으론 조 대표와 민 상무가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1961년생인 조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신용평가사 한국신용정보(현 NICE)에서 19년간 근무하며 평가사업, 리서치본부장 등을 지낸 기업분석 전문가다. 엔터테인먼트기업 전문경영인을 거쳐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로 벤처투자의 길을 걷게 됐다.

민 상무는 조 대표 다음으로 근속년수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대학에서 저온물성물리와 초전도물리학을 전공한 전형적인 이공계열 인재였다. 대학졸업 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 입사, 금융업무를 시작했다.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던 세양선박과 리드코프 등의 딜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CRC에서 근무한 경력은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인수주관을 맡으면서 다양한 기업을 경험했고 여러 사례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기업구조조정과 M&A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그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이후 초기기업 투자에도 눈을 떴다. 현재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에서 가장 많은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있는 이도 민 상문다. 투자 스펙트럼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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