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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외 부동산펀드]이지스운용 유럽 자산, 공정가치 하락에 LTV 상승 리스크금리인상에 속수무책…네슬레 오피스 리파이낸싱 시급

조영진 기자공개 2023-05-31 08:14:56

[편집자주]

해외 부동산펀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0년대 후반 해외 부동산펀드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년 10조원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높아졌던 공실률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환매 연기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더벨은 현재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해외 부동산펀드의 매각 및 임차 현황을 짚어보고, 청산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트리아논빌딩과 별개로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중인 다른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네슬레 오피스는 잔여 임차기간 축소로, 또 유럽 각지의 아마존 물류센터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뚜렷한 평가가치 하락이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부침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도 예외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된 설명이다. 전년동기만 해도 제로금리를 유지하던 유로존 중앙은행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3.75%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영국의 4월 소비자물자 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8.7%로 추산되며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 시장의 불황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엑시트를 앞둔 부동산 펀드의 경우 잠재 투자자의 인수 희망가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탓에 편입자산의 감정평가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를 통해 스페인에 위치한 네슬레 본사 오피스를,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를 통해 유럽 주요도시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의 네슬레 본사 오피스

◇네슬레 오피스 4개월내 차환 마쳐야…임대차기간 추가확보 '시급'

업계는 네슬레 본사 오피스를 편입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가 오는 9월 만기의 부동산담보대출의 리파이낸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크게 하락한 공정가치로 인해 차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네슬레 본사 오피스의 감정평가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9000만 유로로 이지스운용의 초기 매입가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제3자 회계법인에 의해 약 13%의 펀드 공정가치 하락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중앙은행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라 잠재 투자자들의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해당 펀드의 보유지분에 대한 공정가치가 떨어졌다. 또 네슬레 본사와 2028년 3월까지 임대차계약이 체결돼 있긴 하나, 잔여 임차기간이 5년 안쪽 수준으로 들어오면서 공정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이뤄진 공정가치 재평가가 향후 펀드 편입자산의 감정평가에 반영될 경우 LTV(담보인정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3자 회계법인이 산정한 공정가치 하락폭이 정기 감정평가에 온전히 반영될 경우, 당초 60%를 밑돌던 담보대출비율은 향후 60% 후반대까지 조정될 수 있다. 이 경우 펀드 수익권자에 대한 분배금 지급이 유보되는 등 캐쉬 트랩(Cash Trap)도 함께 발동된다.

지난 2018년 9월 이지스자산운용은 담보대출로 5270만 유로를,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로 4292만 유로를 조달해 네슬레 본사 오피스 매입에 9000만 유로를 지불한 바 있다. 매입 당시 담보대출비율은 58.6%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9월까지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한편 신규 대주단 구성도 염두에 둘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영국, 프랑스, 스페인) 각지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비교적 견조한 아마존 물류센터...금리인상에 평가가치 매입가로 회귀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가 편입한 아마존 물류센터 상황은 비교적 견조한 편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영국 브리스톨 소재의 물류센터는 글로벌 물류기업 아마존과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 10년 이상의 잔여 임대차기간을 확보해 공실 리스크는 전무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해 말 정기 감정평가를 통해 이들 물류센터의 평가가치 하락이 크게 반영되면서 매입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말 기준 영국 아마존 물류센터의 평가가치는 1억1200만 파운드로, 전년동기 대비 13.3% 하락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소재의 물류센터들은 각각 8.56%, 8.26%의 가치 하락이 이뤄졌다.

공실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를 피할 순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물류센터 모두 캡 레이트가 15% 가량 상승해 평가가치 하락을 이끌었다. 정기적으로 임대료를 끌어올려 이를 상쇄할 수도 있지만, 영국 자산의 경우 5년에 한 번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정돼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의 신탁계약기간은 내년 7월에 만료된다. 부동산담보대출 역시 같은 시기에 만료 예정으로 다른 해외 부동산펀드에 비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추가적인 평가가치 하락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리파이낸싱, 자산매각, LTV 유지 등에 대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7월 이지스자산운용은 담보대출로 3260억원을,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2371억원)와 사모펀드(303억원)로 도합 5936억원을 조달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물류센터에 각각 1억4400만 유로, 1억3300만 유로를 투입했으며 영국 물류센터에는 1억120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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