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리더는]행장 취임까지 '한달 더'…'임종룡표 승계' 속도보다 방향7월초 주총 취임, 현 행장 용퇴선언 후 총 '넉달' 소요…캐피탈 CEO 인선 고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31 08:09:0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 총 넉달이 소요된다. 두달에 걸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통해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가 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취임까지 한달의 기간을 더 두기로 했다. 승계 프로그램 개시 한달여 전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용퇴를 선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더십 부재 기간은 넉달 가량 된다.우리금융이 속도전이 아닌 지구전을 택한 배경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자리한다. 임 회장은 승계 작업 장기화로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제대로 된 절차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 후보 선임으로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인선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 고도화 추진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후보는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3월 7일 이 행장이 용퇴를 선언한 시점으로부터 차기 행장 취임까지 총 119일이 걸리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 시작부터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했다. 3월말 임 회장의 취임식 직후 4명의 후보를 공개하며 두달 간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 숏리스트 4인방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임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것과 비교하면 검증 기간이 길어졌다.
우리금융은 최종 후보 추천 후에도 절차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 문제로 사퇴한 뒤 정상혁 행장이 새로 취임하는 데 열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 후보가 한달 뒤 취임하면 올초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에 비해 반년 늦다. 타행과 비교해 우리은행의 CEO 승계 절차는 더 많은 절차와 긴 기간을 두고 있다.
조 후보의 취임을 서두르지 않는 건 우리금융캐피탈 인선 과정도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조 후보의 뒤를 이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를 새로 추천해야 한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선임에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만큼 공을 들이긴 어렵지만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 추천 절차는 회장, 행장 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 CEO 선임 프로세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단기 실적을 고려하면 그룹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확정까지 넉넉한 시간을 두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순이익 9137억원으로 같은 기간 9471억원을 기록한 농협금융에 밀려 5위로 내려 앉은 상태다. 눈 앞의 실적보다 승계 프로세스 손질을 통한 조직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임 회장의 판단이다.
◇이례적 행장 후보 간담회, 갈등 봉합 의지 공표
우리금융은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후보 간담회 절차를 추가했다. 조 후보가 최종 추천된 직후 임 회장과 두달 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4명의 후보들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상업은행 출신인 조 후보 추천에 따른 계파 갈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행장 후보들이 간담회를 갖고 또 이를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앞서 상업은행 출신으로만 숏리스트를 꾸리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바 있다. 향후 행장을 선임하는 데 출신 은행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메세지를 그룹 안팎에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행장과 다른 은행 출신 인사들이 배척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을 통해 금융권에서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며 "최대한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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