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는 지금]드러나는 방향성, 빨라지는 속도①전기차 관련 벤처 투자로 밸류체인 구축, 그룹 투자코드와 일치
김위수 기자공개 2023-06-02 07:36:29
[편집자주]
GS그룹의 에너지 계열 중간 지주사 GS에너지가 전기차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GS그룹의 에너지 분야 신사업 포트폴리오는 다른 그룹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경향이 있었는데 GS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윤곽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에너지 부문이 GS그룹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라는 점에서 GS에너지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에 더벨이 GS에너지의 신사업 추진 경과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에너지는 중간 지주사로 에너지 계열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GS칼텍스 같은 사업 자회사를 관리하는 동시에 그룹의 미래 에너지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그려야 하는 입장이다. GS그룹에서 에너지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GS에너지가 짊어진 역할도 무겁다.그간 GS에너지는 에너지 분야 신사업 추진에 있어 민첩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른 에너지·화학 기업들이 전기차와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기회를 모색할 때 GS그룹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GS에너지는 최근 전기차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다소 늦은 출발을 했지만 벤처 투자를 통해 기민하게 움직이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GS그룹이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기차·이차전지 신사업에 주목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올 1분기 중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이브이씨씨의 지분 20.8%를 취득했다. GS에너지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투입한 금액은 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브이씨씨는 2022년 설립된 회사로 자산총계 51억원 규모의 작은 기업이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GS에너지가 뛰어들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GS에너지의 전기차 관련 신사업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전까지는 주로 석유화학이나 발전 분야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왔지만 2021년 지앤텔과 합작법인(JV) 형태로 GS커넥트를 설립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한 이후 변화가 시작됐다.
GS에너지는 지난해 전기차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운영사 '모두의충전' 운영사 스칼라데이터에는 총 31억원을 투자했다. GS에너지가 확보한 지분은 34.23%다. 같은해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는 애플망고를 LG전자 및 GS네오텍과 함께 인수했다. GS에너지가 확보한 지분은 34%다. 비슷한 시기 975억원을 들여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차지비를 인수했다. GS에너지의 차지비 지분율은 86.12%다. 또 동시에 GS커넥트의 지분 50%를 지엔텔로부터 인수하며 GS커넥트를 완전 자회사화하기도 했다.
2021년 GS에너지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든 뒤 출자목적에 '경영참여'로 명시해 놓은 곳은 대부분 전기차 충전 솔루션과 관계된 곳이다. 충전기를 제조·생산하는 기업부터 운영사, 플랫폼 업체까지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모든 밸류체인에서 사업을 하는 곳이 됐다.
여기에 최근 인수한 이브이씨씨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미지수다. 충전 솔루션과는 별개로 자원순환 신사업 차원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 향후 충전 사업과 연계한 생애주기 서비스 등에 적용될 여지도 있다. 어찌 됐든 현재 GS에너지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이 전기차 및 이차전지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허태수호 GS의 변화, 에너지 사업도 예외 없다
GS그룹의 경영 스타일은 신중하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전기차 충전 솔루션과 관계된 일련의 투자흐름에는 GS그룹의 경영문화가 묻어있다. GS에너지는 JV 설립으로 시장에 진출한 뒤 전기차 충전 사업의 성장성을 확신한 뒤 본격적인 투자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돌다리를 건너기 전 두드려 보는 과정을 거친 셈이다.
대형 인수합병(M&A)이 아닌 소규모 벤처 투자로 사업의 구색을 갖추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 역시 GS그룹의 신중한 경영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 발생한 변화가 에너지 사업에도 미치는 모습이기도 하다. 허창수 전 회장이 GS그룹을 이끌던 시절에는 ㈜쌍용, STX에너지 등을 인수했고 코웨이,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하이마트, 아시아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대규모 설비를 갖춘 제조업 기업을 주로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GS그룹의 투자행보는 대규모 M&A가 아닌 성장 사업에 대한 지분투자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허 회장은 벤처 투자를 통한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벤처 업계야말로 GS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파트너'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향후 전개될 GS에너지의 신사업에도 주목된다. GS에너지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전력솔루션, 자원순환, 그린발전, 수소경제 등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다. GS에너지 측은 "신규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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