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지금]지주의 전폭 지원...초대형 IB '발행어음 실탄' 충전한다③3분기 중 단기금융업무 인가 신청…'정통 IB·리테일·WM' 골고루 투자 계획
남준우 기자공개 2023-07-06 13:48:48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 순이익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리딩뱅크' 칭호는 얻지 못했다. 신한, KB와 비교해 비은행 체급이 낮아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를 의식해 분야별로 1등에 도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직 보험과 카드의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하나증권은 비은행을 이끌 사실상 유일한 계열사다. 더벨은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중심에 있는 하나증권의 전략과 비전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중 하나증권에는 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5년간 유상증자로 무려 2조7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초대형 IB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줬다.하나증권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핵심인 만큼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강성묵 대표(하나금융지주 부회장)는 오는 3분기 금융당국에 단기금융업무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발행어음 등을 통해 자금 조달 폭을 늘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지원 사격, 자기자본 6조 육박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오는 3분기 금융당국에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과 매매를 골자로 한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네 곳에 불과하다.
향후 국내 다섯 번째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을 의미한다. 초대형IB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발행할 수 있다. 은행 전유물이었던 수신기능을 증권사에게도 허용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라는 취지로 2017년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이미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 하나증권은 5조9271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초대형 IB다. 최근 함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체급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하나증권에 최대한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함 회장은 이전부터 하나증권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2018년 이래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하나증권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왔다. 2018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을,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매년 5000억원씩 총 2조7000억원을 지원해줬다. 2018년 3조원대에 불과했던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다.
하나증권이 이토록 단기금융업무에 뛰어들려는 이유는 IB, 리테일, WM 등 다양한 영역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고자 함이다. 함 회장의 지시에 따라 강 부회장 역시 사내 내부적으로는 2023년을 성장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의 전폭적인 지지에 대형사인 KB·신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발행어음 잔액을 지닌 증권사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이 12조1681억원으로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KB증권 7조7323억원, NH투자증권 6조6986억원, 미래에셋증권 6조2321억원 순이다.
같은 금융지주 계열인 KB증권의 경우 발행어음을 통해 국내 굴지의 증권사로 등극할 수 있었다. 모험자본 공급 취지 상 증권사는 조달자금은 의무적으로 기업금융에 50% 이상 써야 한다. 기업금융은 다시 △기업 대출 어음매입 △발행시장 지분 투자 △A급 이하 회사채 △프로젝트파이낸싱 설립목적 SPC 지분·대출채권 등으로 제한된다.
즉 조달자금을 투입할 투자처가 절반은 IB 사업에 투입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셈이다.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증권도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IB 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작년 더벨 리그테이블에서 DCM·ECM 모두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블록딜 분야도 국내 증권사 중 이례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강 부회장 역시 정통 IB 영역을 중점 사업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PF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과 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증권사에게 발행어음은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정통 IB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강 부회장 재임 기간에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아 이러한 역량을 키우자는 것이 내부적인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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