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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JB금융]'자산 최하위'에서 '수익성 1위' 되다①출범 10년 만에 3사 순이익 판도 지각변동…수익성 지표 압도적 1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0 08:12:41

[편집자주]

JB금융지주가 닻을 올린 2013년 7월 1일, 현 지방금융 판도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모태인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자산 규모 최하위권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JB금융지주는 독특한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자본적정성과 수익성 지표는 이미 지방금융 1등이고 순이익도 1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더벨은 지방금융 성장 역사를 새로 쓴 JB금융의 전략과 키맨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금융 IR(실적발표회) 담당 임직원들은 상반기 실적 결산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4분기 실적 비중이 낮은 금융업 특성상 상반기는 연간 성과를 판가름할 분수령이다. 지난 10년 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유독 지방금융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바로 지주사 전환 후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JB금융지주다.

JB금융은 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출범 10년 만에 지방금융 '게임 체인저'가 됐다. 지주사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고 순이익 2위를 꿰찼다. 수익성 지표는 1위로 올라선 지 오래다. 추후 금융권 지형 변화에 따라 지방금융 패권도 노릴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췄다.

◇자산 성장 만이 살길 아니다, 새 성장 모델 입증

전북은행은 2013년 7월 JB금융을 설립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부산은행을 모태로 2011년 3월 출범한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대구은행으로 시작해 2011년 5월 지주사가 된 DGB금융에 비해 2년 이상 늦었다. 시중은행을 산하에 둔 금융지주를 포함해도 JB금융의 출발이 가장 늦다.

JB금융이 후발주자가 된 건 당시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선 전북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해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마쳤을 때도 전북은행 내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지주사 전환을 마다했던 결정적 이유는 자산 규모에 있었다. JB금융 출범 당시 전북은행 자산 규모는 12조원으로 다른 지방은행에 견주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같은 시점에 부산은행은 45조원, 대구은행은 41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비은행 사업에 쏟을 여력을 은행에 집중해도 타 지방은행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팽배했다.

자산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지역적 한계도 부정적 여론 조성에 한몫했다. 산업 인프라와 기업 생태계 측면에서 전북권은 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보다 열위에 있다.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가계 대출을 늘리는 것도 불리하다. 전북 인구는 170만명대로 600만명을 넘어서는 부산·경남권, 500만명에 육박하는 대구·경북권에 미치지 못한다.

지주사 전환 10년이 지난 지금 JB금융의 자산 규모가 경쟁사 대비 작은 건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기준 JB금융의 총자산 규모는 60조원 수준으로 BNK금융(165조원), DGB금융(98조원)과의 격차는 지주사 전환 전보다 벌어졌다.

하지만 JB금융은 자산 성장 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JB금융은 꾸준한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21년 5066억원, 2022년 60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031억원, 4016억원에 그친 DGB금융을 제치고 2위 지방금융으로 올라섰다. 자산 규모가 100조원 이상 차이 나는 BNK금융과의 격차는 2000억원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 선택과 집중 주효

고속 성장 배경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이 자리한다. JB금융은 지주사 전환 직후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시중 금융지주와 고신용자를 놓고 경쟁하면 승산이 없다는 계산이 깔렸다. 기업대출을 획기적으로 늘릴만한 여건이 안됐던 것도 중금리 대출에 주력한 배경이다.

다만 연체율 관리가 수반돼야 하는 전략이었다. 높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도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경영 전략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JB금융은 대형 캐피탈사 출신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영입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해 공격적인 영업을 뒷받침했다.

이와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순이익 규모를 키웠을 뿐만 아니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기관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 지표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JB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ROE는 13.9%로 한 자리수에 그치는 경쟁사를 압도한다.

JB금융은 향후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경쟁 금융기관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중저신용자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온 만큼 앞으로도 중금리 대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금융지주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장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한 지방금융지주 고위 임원은 "JB금융이 처음 출범했을 때만 해도 중금리 대출을 주력으로 삼아 이정도로 성장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에 몰두했던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성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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