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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JB금융]판도 바꾼 광주은행 M&A, 삼양사 있어 가능했다②유증 전폭 지원 바탕으로 인수 성공, 고속성장·글로벌 진출 발판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1 07:11:32

[편집자주]

JB금융지주가 닻을 올린 2013년 7월 1일, 현 지방금융 판도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모태인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자산 규모 최하위권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JB금융지주는 독특한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자본적정성과 수익성 지표는 이미 지방금융 1등이고 순이익도 1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더벨은 지방금융 성장 역사를 새로 쓴 JB금융의 전략과 키맨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의 운명을 바꾼 인수합병(M&A)을 꼽으면 단연 광주은행 인수가 거론된다. J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를 전제로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 전북은행만으로는 지주를 안착시킬 동력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라 매물로 나온 광주은행 인수에 지주사 전환 성패가 걸려 있었다.

JB금융이 광주은행 인수를 자신하고 지주 전환을 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대주주 삼양사가 자리한다. 지주 전환 후 줄을 이을 M&A와 유상증자에 삼양사가 동의하면서 닻을 올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광주은행 인수는 빠른 속도로 다른 지방금융지주를 따라잡는 계기가 됐다.

◇지주 출범 1년 만에 성사시킨 '보아뱀 M&A'

JB금융의 모태인 전북은행은 1969년 12월 고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을 비롯한 지역 유력 인사들의 출자로 탄생했다. 1도 1은행 정책이 시행된 만큼 전주·전북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이후 금산분리 규제로 비금융주력자의 지분 소유가 제한됐지만 삼양사는 지역 사회 공헌 차원에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전북은행 설립 44년만에 맞닥뜨린 지주사 전환과 광주은행 인수는 삼양사에게 또 다른 차원의 부담이었다. 사업 영역을 비은행으로 확대하려면 대규모 자본 투입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13일 당시 예금보험공사 사장이었던 김주현 금융위원장(좌)과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이 광주은행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JB금융은 지주로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4년 6월 광주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삼양사가 유상증자를 전폭 지원하면서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J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를 염두에 두고 2014년 1월 1416억원 규모의 유증을 단행했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인 같은행 9월에도 1698억원의 유증에 나섰고 10월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광주은행 인수는 지주사 전환 만큼이나 큰 사건이었다. 광주은행은 전북은행에 비해 몸집이 더 컸다. 광주은행은 올 1분기 기준으로도 자산 규모 28조원으로 23조원 수준인 전북은행보다 여전히 규모가 크다.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는 이른바 '보아뱀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보했다면 실질적인 외형 확대는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가능했다.

JB금융은 전북은행에 도입한 중금리 대출 강화와 수도권 진출 전략을 광주은행에도 입혔다. 자산 규모가 전북은행보다 큰 광주은행의 가세로 JB금융은 성장가도에 오를 수 있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582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기여도가 가장 높다. 전북은행은 2051억원으로 광주은행의 뒤를 이었다.

한 지방금융 고위 관계자는 "여러 규제를 감안하면 금융기관 대주주가 오너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업이 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금융지주는 내심 든든할 것"이라며 "삼양사는 지방금융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대주주"라고 평가했다.


◇광주은행 인수로 얻은 자신감, 후속 증자·M&A 발판

J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 전후로 계열사를 추가하며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2014년 1월 유증 직후에는 더커자산운용(현 JB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전에는 전북은행 차원의 유증을 통해 우리캐피탈(현 JB우리캐피탈)을 품에 안았다.

이후 지난해 6월 메가인베스트먼트(현 JB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기 전까지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2016년 8월 캄보디아프놈펜상업은행(PCCB)을, 2020년 4월 JB증권 베트남(JB Securities Vietnam, JBSV)을 인수했다. 여기에 JB캐피탈미얀마(2017년 3월), 프놈펜자산운용(2021년 1월)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며 알짜 M&A를 이어갔다.

특히 프놈펜상업은행 인수는 광주은행 인수 이후 JB금융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한 딜이었다. JB금융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 진출을 도모하고 있던 DGB금융의 대구은행과 경쟁을 벌였다. 양측이 현지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인 끝에 JB금융의 승리로 인수전이 막을 내렸다. 다른 지방금융과 매물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체급으로 올라선 것이다.

JB금융은 프놈펜상업은행 인수에 앞서서도 유증을 단행했다. 2015년 11월 유증을 통해 182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번엔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했다. 대주주 삼양사가 유증으로 인한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을 감수했기에 가능한 자금 조달이었다.

JB금융 관계자는 "광주은행 인수에 성공했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덕분에 또 한차례 대규모 유증을 단행할 명분이 생겼고 후속 M&A와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게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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