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성장성 느낌표' 뉴로메카, 발행사 우위 조건 설정②쿠폰·만기 0%, 풋옵션 행사 발행 후 30개월 이후로 제시…기업가치 우상향 '베팅'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10 07:54:2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협동로봇 기업 뉴로메카가 400억원 규모 1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특례기업으로 상장한 만큼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지만 사업 성장성이 높아 투자 수요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발행사가 우위에서 조건을 설정하고 투자자들은 응했다.협동 로봇 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 등 증시에서 로봇 기업의 긍정적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뉴로메카의 기업가치가 우상향할 것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뉴로메카는 400억원 규모 1회차 CB 발행 절차를 밟고 있다. 5년 만기에 전환가액은 1주당 3만5347원으로 결정됐다. 전환청구는 내년 7월부터 가능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발행사인 뉴로메카 우위로 조건이 설정된 점이 눈길을 끈다. 뉴로메카는 지난해 매출 97억5464만원, 영업손실 77억9812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0억원대에서 78억원대로 확대됐다.
1분기에도 매출 9억6796만원, 영업손실 28억81만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줄고 적자 규모도 커졌다. 104억원대 결손금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기업공개 효과에 따라 자본 총계가 늘어난 영향에 부채비율 등은 건전한 편이다.
적자 지속 상태지만 뉴로메카는 1회차 CB 발행에서 쿠폰과 만기 이자 모두 0%로 설정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제로금리 발행 메자닌이 종종 있지만 사업 성장성뿐 아니라 재무건전성도 뒷받침돼야 가능한 조건이었다. 투자자들의 하방 안정성을 다지기 위해 최소 1%의 만기 이자율 조건을 넣고 발행이 되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개시 시를 발행 후 30개월 이후로 정했다. 제로금리에 풋옵션 기간 등은 투자자의 양보 없이는 불가능한 조건이다. 통상 풋옵션은 발행 후 2년(24개월)으로 정해진다. 상환 안정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발행 후 12개월 이후로 설정되는 경우가 있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전환가보다 하락해서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이 불가능할 경우 풋옵션을 발동한다. 풋옵션 개시 시기를 짧게 하는 것이 투자자 측에 유리하다. 또한 대부분 풋옵션 행사할 때 이자를 얹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뉴로메카는 풋옵션 이자율도 0%로 설정했다.
이같은 조건은 뉴로메카 측의 니즈가 반영된 건으로 투자자들은 조건을 수용했다. 투자자들이 뉴로메카가 협동 로봇 사업 성장에 따라 투자 기간 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확신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계약건을 따내는 등 로봇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 되기 시작하며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로메카의 주력인 협동 로봇 시장만 살펴보면 이 시장 국내 점유율은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유니버셜로봇, 뉴로메카 순으로 알려져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조 단위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가 총액이 1조8000억원이 넘는 상태다. 유니버셜로봇은 덴마크 기업으로 상장사가 아닌 점 등을 반영하면 전반적으로 증시에서 협동 로봇 기업의 시총이 1조원이 넘는다.
현재 뉴로메카의 시가 총액은 3400억원대다. 1회차 CB의 전환가가 작년 IPO 당시 공모가인 1만6900원보다 두 배이상 비싸졌지만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 본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으로 뉴로메카 위주로 조건이 설정됐지만 리픽싱 '상·하향' 조건 삽입과 더불어 리픽싱 주기를 투자자에 유리하게 설정했다. 리픽싱은 전환가의 80%까지 가능하며 사채 발행 7개월 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조건이다.
리픽싱 조항을 넣을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주기는 7개월 이후부터다. 전환청구가 CB 발행 후 1년 후에 가능한 만큼 리픽싱 주기가 길수록 투자자들이 엑시트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 전까지 8번 정도 리픽싱이 된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뉴로메카는 투자 수요가 많다보니 발행사가 유리하게 조건을 제시하고 투자자들도 수용한 것이다"며 "현재 돈을 잘 버는 기업은 아니지만 기술력이나 시장 상황을 봤을 때 현 주가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 매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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