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DB운용 엿보기]농협은행 적립금 굴린 NH아문디, 성과는 지지부진1700억 공모OCIO펀드 투자, 마이너스 수익률 겨우 면해
이돈섭 기자공개 2023-07-11 08:24:4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5시5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처음으로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 안팎 사정이 녹록지 않아 투자 펀드 상품 수익률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농협은행 퇴직연금 사업 조직이 DB 적립금을 추가 유치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자체 DB 적립금 운용성과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6일 금융투자업계에 농협은행은 계열사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NH아문디 올바른지구 OCIO 자산배분증권'에 지난해 3월부터 DB 적립금을 투입하기 시작해 이날 현재까지 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펀드에 투입한 DB 적립금은 1700억여원. 이날 기준 펀드 설정액이 203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농협은행 DB 적립금을 기반으로 펀드 운용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의 개별 기준 DB 적립금 자산규모는 1조8938억원. 전체 DB 적립금의 10% 가량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입한 셈이다. 농협은행은 2021년 말까지 DB 적립금을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태워 운용해 왔다. 지난해 말 확정급여채무 현재가치는 1조7856억원으로 적립비율 106%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농협은행 적립비율은 82.4% 수준이었다.
농협은행이 DB 적립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입한 이유는 다양하게 제기된다. 가장 먼저 꼽히는 배경이 제도 변경에 따른 영업 환경 변화다. DB 제도 운영 기업 중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개최해 운용계획서를 정기 작성하도록 지난해 4월 현행법이 개정되면서 대기업 계열사 중심으로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을 검토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고객 DB 적립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 자체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투자를 검토했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실제 시중은행 중 한 곳은 고객사 요청으로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투입을 검토하기 시작, 계열 운용사 펀드에 자금을 태우기로 결정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기 적립금을 예·적금만으로 운용하면서 고객사에 펀드 가입을 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인 NH아문디운용이 OCIO 시장과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노리고 OCIO 공모펀드를 선보이자, 여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농협은행이 DB 적립금을 태운 것이라는 해석이다. 2020년 말 국민은행이 계열사 KB자산운용 OCIO 공모펀드에 DB 적립금 2000억원을 태운 것 역시 유력한 레퍼런스로 작용했을 것이란 주장도 금융업계 일각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는 모습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DB 적립금의 펀드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양호한 상품들 면면면을 분석했고, 국내 상품 중 NH아문디운용 OCIO 펀드가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해 투자를 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시중은행은 매년 부채분석 등을 통해 DB 적립금의 중장기 목표수익률을 산정, 그에 맞춰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NH아문디 올바른지구 OCIO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이 지지부진했다는 점이다. 작년 3월 말 설정 이후 그해 연말 기준 수익률은 마이너스 4.3%이었다. 실제 농협은행은 지난해 이자수익을 제외한 DB 적립금 운용 손실 금액으로 134억원 가량을 계상했다. 해당 펀드는 6일 현재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로 1.3%를 기록, 연초 이후 최근 6개월간 마이너스 성과를 상당폭 만회했다.
농협은행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부분의 DB 적립금을 태운 탓에 전체 운용 수익은 306억원을 기록, 1년 전 190억원을 웃돌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국내외 중앙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상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주식과 채권 자산 가격이 모두 하락한 보기 드문 장이었다"며 "중요한 것은 중장기 목표 수익률 달성 여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투입 움직임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전체 DB 적립금의 10% 내 수준에서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에 투입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증권이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운용하는 OCIO 펀드 시리즈에 도합 200억원을 태워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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