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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악재 덮친 부동산 PF 개발시장, 하반기 '시계제로'대형 딜 명맥 유지, 대주단 협약 놓고 시각차 '팽팽'

신민규 기자공개 2023-07-10 07:50:3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PF 개발시장이 또 한번 늪에 빠졌다. 새마을금고 PF대출 부실 이슈에다가 GS건설 인천 검단신도시 부실공사 악재까지 겹친 탓에 업계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금융권에서 요구한 추가 신용보강에 대해 대형 건설사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면서 신규 PF딜 씨가 마른 편이다.

시장에선 부동산 PF 정상화를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차원의 조속한 지원을 촉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분양성이 이미 저하된 사업장은 대출 연장을 하더라도 이자비용만 늘어날 뿐이라 빨리 퇴출되는 것이 맞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부동산 PF 사업은 현장마다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금융권이 건설사의 지급보증 없이 PF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인창개발은 상반기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을 위한 브릿지론 차환에 성공한 케이스다. 브릿지론 1조3550억원 가운데 상반기 만기도래하는 일부 물량에 대한 리파이낸싱이 이뤄졌다. 개발사업은 인허가가 진행중인데 현대건설이 초기 토지매입단계부터 지급보증을 서면서 본PF 시점까지 부담을 덜었다.

일레븐건설도 상반기 용산 유엔사부지 개발을 위한 조단위 자금마련에 성공했다. 지난달 1조3000억원 규모의 본PF를 완료했다.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이 PF 주관사로 참여했다. 금리는 6.4%를 적용했다. 시공사 현대건설의 신용보강은 없었지만 분양불 사업으로 PF 규모를 낮춰 부담을 줄였다. 대형 시행사의 신용도를 금융권에서 읽어준 덕분이다.

알짜 사업장을 보유한 시행사와 달리 서울 외곽의 개발 매력이 떨어지는 곳은 부지 매입단계부터 고전했다.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의 경우 업무용지를 비롯해 자족용지 개발이 지지부진한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업무용지 5개 가운데 4개가 유찰된 이후 주인을 찾지 못했다. 토지매입단계에서 브릿지론 자체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한개 용지가 낙찰됐는데 이금액도 첫 공고 당시 낙찰가의 절반에 불과했다. 첫 공고시 낙찰자였던 시행사는 계약체결을 포기했다.

건설사의 경우 오히려 꼬리자르기에 나섰다. DL이앤씨는 다산 지금지구 자족1용지의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도급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해지규모가 3200억원을 상회하지만 분양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시행사와 결별을 선언했다. 사업을 강행하면 기성불 시공사가 결국 PF 채무를 끌어안아야 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개발업계에선 본PF로 사업을 전환하기 위해선 선순위 대출 금리가 5%대까지는 내려와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상 이같은 상황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편이다.

최근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의 대출채권 부실이 터진 이후 새마을금고발로 추정되는 물량이 채권시장에 쏟아진 점이 부담을 키웠다.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재시공 결정으로 인한 PF 차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브릿지론 사업장은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금융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PF대주단 협약을 통해 대출이 연장될 수 있도록 주장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PF대주단 협약같은 조치가 오히려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분양성이 이미 떨어진 상황에서 대출을 연장해줘봤자 갚아야할 금융비용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일부 디벨로퍼는 오히려 공매 물량으로 출회되는 것이 시장 선순환에 효율적이라고 내다봤다. 공매로 넘어가 손실이 확정되면 낮아진 가격에 부지를 매입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다. 금융권 입장에서도 당장의 손실은 생기지만 반대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신규 PF 딜을 취급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남대문 삼부빌딩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부지는 롯데건설이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손을 뗀 뒤 공매물로 출회됐다. SK디앤디가 감정평가액보다 500억원 가량 낮은 1000억원 초반대에 낙찰을 받았다.

시장에선 하반기 유사한 사업장이 다수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F 선순위 대출권자와 중후순위 대출권자간 이견을 못 좁힌 상황에서 공매로 출회될 공산이 높아진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PF 선순위 대출 금리는 8~9% 수준으로 현대건설이 신용보강에 나서야 5~5.5%로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공매물 출회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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