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OLED 밸류체인]맏형 '켐트로닉스', 선제적 투자에 커지는 수주 기대감①세종시 159억 설비 투자…독자적 식각 기술력 발판 전자·태양광 꾸준한 다각화 '눈길'
서하나 기자공개 2023-07-12 08:13:53
[편집자주]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수세에 몰렸던 'K-디스플레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 채택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확정 지으며 관련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상태, 지배구조 등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켐트로닉스가 대형 식각 제조 설비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신규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생산에 선제적으로 발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켐트로닉스는 패널을 얇게 깎으면서도 부서지지 않고 곡면 구현이 가능한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올해만 신규 설비투자 2건…자기자본 '27%' 육박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최근 159억2200만원 규모의 대형 식각 관련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 약 1489억원의 무려 10.7%에 해당하는 규모다. 구체적으로 세종시(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배일길 31 일대 부지)에 대형 식각 제조 플랜트를 짓는 내용이다. 투자 기간은 올해 6월 2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다.
켐트로닉스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을 앞둔 8.6세대 디스플레이 제조 식각 공정을 위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향후 OLED 패널을 아이패드, 맥북 등 IT용으로 확대함에 따라 8.6세대 기기용 패널 생산을 앞두고 있다. 약 4조1000억원 투자를 통해 2025~2026년부터 IT용 8.6세대 OLED 생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8.6세대 기기용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생산해 온 6세대 기기용 패널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패널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도 태블릿 PC용 OLED 등 중형 OLED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켐트로닉스가 수주할 식각 공정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켐트로닉스는 올초부터 대규모 투자를 선제적으로 결정하면서 수주 기대감을 키워왔왔다. 2월 6G OLED 식각 관련 신규 시설에 약 242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무려 16.6%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 기간은 올해 2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켐트로닉스는 1983년 협진화학으로 설립됐다. 애초엔 화학 원자재를 유통하는 회사였으나 1997년 가전용 터치센서 부품 공급을 시작으로 2000년 전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사명을 현재의 켐트로닉스로 바꿨다. 2007년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켐트로닉스는 2007년 휴대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 유리를 얇게 만드는 '식각액'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식각 공정은 기판 위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화학적으로 걷어내는 과정으로, 휴대폰의 해상도·두께·무게 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2013년엔 리지드(Rigid) OLED 디스플레이 식각에 투자해 패널을 얇게 깎으면서도 부서지지 않고 곡면 구현이 가능한 독자 기술력을 구축했다. 특히 패널의 경박단소를 유지하면서 식각 편차를 최소화해 타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바로 이 중대형 IT 기기용 대형 식각은 제조원가를 절감하는데 기여도가 높아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자율주행·태양광 꾸준한 다각화로 불황 속 몸집 키워
켐트로닉스는 2018년부터 몇년간 이어진 디스플레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2018년 약 3376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약 621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증권가에선 올해 매출 약 6319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간 94억원가량이던 영업이익도 225억원가량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비결은 사업 다각화에 있었다. 켐트로닉스는 일찌감치 성장 잠재력이 큰 무선, 자율주행 등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현재 사업 부문은 전자·화학·태양광 등 크게 세 가지다. 전자 사업은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등에 들어가는 모듈을 생산해 판매하는 '전자부품'과 스마트폰, 웨어러블, 전장용에 들어가는 무선충전 모듈을 생산하는 '무선충전'으로 나뉜다. 차량통신단말기와 자율주행센서인 'ADAS' 기반 제품(SVM, BCM, SKM, ETCS)도 개발·생산하고 있다.
화학부문에선 공업용 케미칼과 반도체용 전자재료케미칼을 합성, 정제하는 전자용 케미칼을 개발하고 제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에선 모바일, 모니터, 노트북 등 OLED 디스플레이를 얇게 깎는 식각(Thin Glass) 공정과 디스플레이 일부에 구멍을 내는 공정(HIAA), 스크레치 부문 유리를 연마하는 공정(Polishing)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전자사업의 비중은 화학사업 비중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전자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6%로 가장 컸고, 이어 화학산업(39.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태양광 사업은 아직까지 매출 기여도가 거의 없다. 1분기 태양광 사업 2억원대에 불과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였다. 분산된 사업 구조는 켐트로닉스가 2018년부터 본격화한 디스플레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한 토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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