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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자동차금융 전쟁]현대캐피탈, 최저금리로 영업 드라이브 거는 속내②경쟁 심화로 성장세·점유율 둔화…현대차 편입 후 실적 반등

이기욱 기자공개 2023-07-17 08:07:23

[편집자주]

국내 캐피탈사들이 올해 하반기 자동차금융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되자 리스크 관리가 금융사의 최우선 과제가 됐고 안정성이 높은 자동차금융 시장에 캐피탈사들의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일부 주요 캐피탈사들은 파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며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벨이 주요 캐피탈사별 자동차금융 사업 현황과 핵심 영업 전략들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은 오랜 기간 자동차금융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전속할부금융(Captive)사로서 현재도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위상은 과거에 다소 차이가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장 경쟁 심화로 자동차할부금융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점유율 역시 조금씩 하락했다. 기업금융 확대 등 현대캐피탈의 수익 다변화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다시 적극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펼치며 자동차금융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1년 현대차그룹 경영 체제에 편입된 이후 국내외 시장의 완성차 판매 지원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이 시작될 경우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던 중고차금융 영업도 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에 카드사 경쟁까지…2021년 할부금융 자산 '역성장'

2010년 후반대부터 2021년까지 현대캐피탈은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눈에 띄는 부진을 겪었다. 2018년까지만해도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전체 취급액의 40% 이상을 차지했으나 약 3년만에 30% 초반대까지 그 수치가 하락했다.

경영 현황 공시 등에 따르면 2018년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연간 취급액은 8조16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여전업계 전체 취급액(19조5768억원)의 41.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듬해 그 비중은 38.8%로 낮아졌다. 전체 여전업계 취급액은 21조951억원으로 7.6% 증가했으나 현대캐피탈은 전년도와 비슷한 8조1803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취급액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5.4% 줄어든 7조7375억원을, 2021년에는 11.2% 줄어든 6조8685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을 고려해도 업계 대비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카드사들의 진출로 시장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여전업계 전체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은 22조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5.6% 감소한 20조854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의 비중은 2019년 38.8%에서 2020년 35%, 2021년 32.9%로 점차 축소됐다.

자산 추이 역시 마찬가지다. 2020년말 14조9920억원을 기록했던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 자산은 2021년 14조1609억원으로 5.5% 줄어들었다. 여전업계 전체 대비 비중도 41.3%에서 37.6%로 3.7%포인트 축소됐다.

현대캐피탈은 리스금융 등을 통해 할부금융의 부진을 일부 보완했다. 2019년 1조704억원이었던 리스 취급액은 2020년 1조7822억원으로 66.5% 급증 했으며 이듬해에도 1조7308억원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리스자산은 2019년말 5조1275억원에서 2020년말 6조1037억원으로 19% 증가했고 2021년말 10.4% 늘어난 6조7362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 역시 수익성 방어에 기여를 했다. 현대차그룹 캡티브사 특성상 타 캐피탈사만큼 적극적으로 기업금융 영업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 비중이 과거 대비 소폭 확대됐다. 2020년말 5940억원이었던 기업금융 잔액은 이듬해 9083억원으로 52.9% 증가했으며 지난해말 1조6956억원으로 86.7% 늘어났다. 2020년말 1.9%에 불과했던 기업금융 비중도 지난해말 5.1%까지 확대됐다.


◇조달비용 상승에도 할부금융 금리 인하…수익성보다 영업 확대에 초점

수년 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자동차금융 영업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2021년 9월 현대차그룹 직할 경영체제에 편입된 이후 그룹의 완성차 판매 역할에 다시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 인수율을 외부에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매년 IR 자료를 통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인수율은 취급가능 출고대수 대비 현대캐피탈의 신차·임대 인수대수를 뜻한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은 8조1634억원으로 전년(6조8685억원) 대비 18.9% 증가했다. 업계 전체 취급액 증가율(10.1%)보다 8.8%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체 취급액 대비 비중은 35.6%로 전년말(32.9%) 대비 2.7%포인트 확대됐다.

감소 흐름을 보였던 할부금융자산 역시 곧장 상승세로 전환됐다. 지난해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잔액은 15조3120억원으로 전년말(14조1609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리스 취급액과 리스자산 역시 2021년 대비 각각 5.2%, 13.4%씩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잔액은 15조7392억원을 기록했다. 단 3개월만에 자산이 4272억원(2.8%)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액(1조1511억원)의 37.1%에 해당하는 수치다. 3월말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비중은 80.2%로 전년말(78.3%) 대비 1.8%포인트 확대됐다.

현대캐피탈은 최근까지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내세우며 자동차할부 및 리스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체 할부, 임대상품의 금리를 1%포인트 낮췄으며 이달 1일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 전 차종의 자동차 할부 상품 금리를 기존보다 0.3%포인트 인하했다. 전기차 할부금리의 경우 인하폭이 1%포인트로 더욱 크다. 여신금융협회 자동차할부금융상품 공시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최저금리(쏘나타, 선납 30%, 60개월 기준)는 5.9%로 캐피탈사 중 가장 낮은 금리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중저소득층 고객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일부 저가 모델의 할부금리를 추가 인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회사채 시장 경색의 영향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했음에도 수익성보다는 현대차 판매 지원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할부금융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1248억원) 대비 47.9% 줄어든 65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지난해 1분기 1476억원에서 2549억원으로 72.7% 늘어났으나 할부금융수익은 1496억원에서 1912억원으로 27.8%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라는 역할에 충실한 데 따른 결과"라며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증진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금융사로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고객들과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차 및 리스금융와 달리 올해 하락세를 보였던 중고차금융도 향후 반등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월말 현대캐피탈의 중고차금융 자산은 2조5921억원으로 지난해말(2조6188억원) 대비 1%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부터 중고차판매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현대캐피탈은 현재 서비스 중인 인증중고차 판매 사업을 이달 말 중단할 계획이다. 신차에 이어 중고차판매 시장에서도 캡티브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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