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원개발 지배구조 점검]50년 부·울·경 맹주, 일찌감치 끝낸 승계작업①창업주 장남 장호익 지배력 확고, 동생들 지분 정리 절차는 '아직'

성상우 기자공개 2023-07-19 07:27:29

[편집자주]

최근 동원개발의 지배구조에 변화 시그널이 감지된다. 20년 전 이미 승계 작업을 마쳤지만 오너 일가 구성원 사이에 지분율 변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분율 변동은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을 두고 올 하반기 이후 필요한 사업 변화와도 맞물려 볼만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큰 변화를 주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동원개발의 지배구조 변천사와 향후 예상되는 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을 연고로 설립된 동원개발은 올해로 업력이 50여년 됐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허들을 넘어오면서 수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도산했지만 동원개발은 살아남았다. 1970년대에 설립된 건설사 중 대형사를 제외하곤 살아남은 중견 건설사가 많지 않다. 동원개발 경우 보수적이면서도 철저한 이익 중심의 경영기조를 꿋꿋하게 고수해 온 결과 생존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승계구도를 일찌감치 정리한 영향도 있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이미 장남 장호익 부회장으로 지배력이 대부분 넘어갔다. 장 부회장을 비롯해 장재익·장창익 등 3형제가 후계자군에 속하는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인 동원개발의 지분을 장남에게 몰아줬다. 혹시라도 벌어질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창업자의 의지가 담긴 일이었다.

◇50년간 눈부신 성장…부산·경남 점유율 1위 '확고'

동원개발은 1978년 부산 지역에서 주택건설업 면허를 처음으로 받은 건설사다. 1994년 코스닥 상장도 했다. 50년 가까이 된 중견건설사답게 사업적으로 안정적인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다.

일시적인 부침은 있었지만 큰 위기 없이 순탄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전국 도급순위 100위권에 들었고 이후 2010년대 들어선 50위 내로 진입했다. 2001년 주택공급 실적 전국 5위를 달성하는 위엄을 보이기도 했다.

2021년엔 도급순위 최고기록인 26위를 찍었고 최근까지 30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부산 지역에선 2018년 이후 6년째 독보적인 '1위 건설사' 자리를 지켰다. 경남 전 지역과 울산에서도 사업 텃밭을 다지며 '부·울·경 지역 맹주'로 군림하고 있다. ‘동원로얄듀크’와 ‘동원로얄듀크 비스타’, ‘비스타 동원’ 등의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동원개발이 전국구로 본격 부각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부산 지역의 부동산경기 회복과 수도권 1기 신도시 개발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여기에 참여해 매출 급등기를 맞았다.

부산을 비롯해 용인·죽전·남양주 등지에서 벌인 분양사업에서 성공하며 이전까지 수백억원 규모였던 연매출 볼륨을 단번에 2000억~3000억원대로 키웠다. 2001년 기준 700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이 3년 뒤인 2004년 3700억원대로 오르며 성장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욕심을 부릴만도 했지만 동원개발은 시장 호황기나 부동산 시세 급등기에 급하게 땅을 사지도 않고 무리하게 분양에 나서지도 않았다. 좋은 땅을 저가에 사서 개발 적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펼쳤다. 보수적이면서도 안정을 추구하는 경영기조가 수십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부산시청역 비스타동원 아파트

◇20여년 전부터 승계작업 시작…장남 장호익 부회장 과반 지배력

승계구도 정리 작업은 본격적인 성장세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미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였던 장복만 회장 지분율은 2000년대에 진입하기 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장 회장을 주축으로 한 특수관계자 지분율 합계는 1999년 말 처음으로 100%가 깨졌다. 장 회장 지분율은 1999년 말 34.83%에서 이듬해 24.67%, 2001년에는 11.45%로 빠르게 축소됐다.

줄곧 한자리 수였던 장남 장호익 부회장 지분율은 2001년 말 처음으로 차업주 장 회장을 넘어섰다. 2000년 6%였던 장 부회장 지분율은 1년 만에 19.21%가 됐고 24%대였던 장 회장 지분율은 11%대로 줄어들었다. 장 회장의 줄어든 지분 13%가 장 부회장 측으로 이전된 모양새다.

사실 장 부회장 보유 지분이 부친의 지분을 넘어선 것을 동원개발 승계절차의 본격화로 보기는 어렵다. 동원개발이 장 부회장의 승계 안전장치를 앞서 이미 만들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장 부회장이 지배하는 계열사 동원주택이 1990년대 후반 들어 32% 지분을 보유한 동원개발 주요 주주로 올랐다.

장 부회장은 해당 지분에 개인지분(19.21%)을 합쳐 2001년 말 처음으로 동원개발을 향한 본인의 실질 지배력을 과반(합산 51%)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장 부회장이 경영권 확보까지 이루며 사실상 동원개발의 주인 자리를 굳힌 시점은 이 때로 볼 수 있다.

장 부회장 측으로 지배력이 완전히 넘어간 2002년 이후부턴 장 회장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시기 추가 지분을 이전받은 장 부회장 지분율은 35%까지 올라왔다. 2006년 말까지 장 부회장의 동원개발 보유 지분율은 그의 개인 회사인 동원주택 몫까지 합쳐 60% 후반대를 유지했다.

아울러 장 회장은 0.01%만 남기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변수를 남기지 않고 승계구도를 확정지으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개발의 외형 성장세는 지분 승계가 완전히 이뤄진 직후인 2003년부터 시작됐다. 수백억원대였던 매출 볼륨은 2~3년 사이 3000억원대까지 올랐다.

현 시점에서는 장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동원개발 지분율은 다소 약화했지만 지배력에 변동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장 부회장(16.36%)이 갖고 있는 동원개발 실질 지분율은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동원주택(32.51%)과 세명종합개발(1.0%), 동원종합물산(1.42%) 지분을 합쳐 50% 이상이다.

장 부회장이 5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에 동원개발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정리 절차는 필요해 보인다. 지분 구조를 보면 추후 동생들(차남 장재익, 3남 장창익)의 지분을 어떻게 할지, 또 다른 계열사를 이들에게 분리해줄 지 여부가 아직은 결정되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