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맹주' 동원개발, 오너일가 지분 늘리기 ‘분주’ 장복만 회장 지분율 0.02%→1% 근접, 창업주 배우자도 23년 만에 첫 지분 매입
성상우 기자공개 2023-06-19 07:57:51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개발의 오너가 구성원들이 개인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2개월 사이 창업자 장복만 회장부터 그 배우자, 자녀들까지 평균 수 만주 규모 주식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매입 중이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집중 매입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지분 상속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벌어진 지분 확보 양상이라 주목된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장복만 회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인 명의로 4만1000주의 동원개발 주식을 매입했다.
장 회장은 지난해 말에도 주식을 집중 매입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당시 1개월 동안 총 다섯 차례에 걸쳐 40만주를 사들였다. 최근 매입 물량까지 합치면 반년 사이 약 16억~17억원 규모의 자기자금을 들여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장 회장 배우자인 황정연씨와 장남 장호익 부회장의 주식 매입도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황 씨는 지난해 11~12월과 올해 5월에 세 차례 걸쳐 주식 총 11만5000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3000원 중반대로 장 회장의 매입가와 비슷하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8일 두 번에 걸쳐 10만5000주를 매입했다.
오너가 구성원들이 주식 집중 매입에 나선 건 수 년 만에 처음이다. 장 회장의 경우 지난 2020년 3월 약 15만주를 매입한 게 마지막이고 장 부회장의 경우 이번 지분 매입이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황 씨가 동원개발 주식 매입에 나선 건 지분 현황 공시를 시작한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황 씨는 2000년도에 본인 소유 지분 31만주를 장남인 장 부회장에게 넘긴 이후 한 번도 주식 매입 내역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이번 지분 매입엔 특별관계자 법인들도 참여했다. 참여한 법인은 동원제일저축은행, 세명종합개발, 동원종합물산 등으로 모두 장 회장의 자녀들이 지배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이들의 매입분까지 합친 오너일가의 지난해 3분기 이후 누적 매입주수는 180만주를 넘는다.
지분 매입 참여 법인 중 세명종합개발과 동원종합물산은 장남 장호익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법인등기를 보면 동원종합물산에는 장호익 대표와 그의 배우자인 이승진씨가 각각 감사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세명종합개발에도 장호익 대표와 혈족으로 추정되는 장재복씨가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등재돼 있다. 두 법인은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90만주 가량의 지분을 매입했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은 삼남 장착익 디더블유디 대표가 지배하는 관계사다. 장 대표는 동원개발의 3대주주인 동진건설산업도 지배하고 있다. 동진건설산업 최대주주인 디더블유디의 100% 지분권자가 장 대표다. 장 대표 역시 관계사들을 통해 이번에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동원개발의 지배력을 더 높인 셈이다.
그동안 동원개발 경영권 및 지분 상속 과정에서 가장 존재감이 작았던 차남 장재익 대표 역시 이번에 개인 명의로 주식 10만주를 매입했다. 부진한 주가를 기회삼아 그룹 핵심인 동원개발 지분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급작스러운 오너일가의 지분 확대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시작은 주식담보대출 연장 및 담보 보강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지분 매입량과 참여자 범위는 그 필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오너일가 구성원들이 각자 개인 명의로 일제히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각에서 지분 매입 경쟁 구도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동원개발의 경우 상속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알려진 곳이라 더 눈길을 끈다. 동원개발만 놓고 보면 장남 장호익 부회장이 실질적 최대주주 지위를 이미 굳혔다. 그 와중에 차남과 삼남이 최근 반년 새 각자 지분율 확대를 시도한 모양새다.
상속을 끝낸 것으로 보였던 장 회장이 돌연 지분 확대에 나선 것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장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2년까지 수년에 걸쳐 지분 전량을 장 부회장에게 넘긴 뒤 줄곧 0.02%대의 지분만을 갖고 있었다. 최근 집중적으로 이뤄진 지분 매입으로 장 회장 지분율은 1% 수준까지 올라왔다.
큰 틀에선 장남인 장 부회장 쪽으로 그룹 지배력 향방이 기운 모양새지만 아직 지분구조가 말끔히 정리된 상황은 아니다. 삼남 장창익 대표의 존재감도 작지 않은 편이다. 그가 지배하고 있는 동진건설산업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동원개발 지분은 최근 1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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