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알짜 개발사 투자 지속 '가든즈' 시리즈A 라운드 참여, 입증된 개발력 주목…게임 경쟁력 강화 차원
황선중 기자공개 2023-07-17 09:31:36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해외 게임 개발사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탄탄한 개발력을 갖춘 게임사들과의 협력망을 계속해서 넓히는 모양새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에 버금가는 차기 글로벌 대작을 선보이는 것이 당면과제인 만큼 개발력을 한층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크래프톤, 미국 개발사 '가든즈' 시리즈A 라운드 주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미국의 게임 개발사 '가든즈(Gardens)'의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했다. 미국의 투자사인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와 공동으로 투자를 주도했다. 주요 투자자로 게임 개발사인 드림헤이븐도 이름을 올렸다. 드림헤이븐은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공동창업자였던 마이크모하임이 설립한 곳이다.
크래프톤의 구체적인 투자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가든즈가 시리즈A 라운드를 통해 모금한 자금이 도합 3130만달러(약 400억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적인 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크래프톤 기업 규모 대비 대규모 투자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크래프톤의 총자산(연결) 규모는 6조3124억원이었다.
2021년 출범한 가든즈는 미국의 인디게임 개발사다. 인디게임이란 외부 간섭에 얽매이지 않고 개발사 뜻에 따라 만드는 게임이다. 수익성보다는 게임성에 방점을 둔다. 현재 경영은 미국의 게임사 '댓게임컴퍼니' 출신 개발자 크리스벨이 책임지고 있다. 그는 2010년대 최고의 게임으로 호평받는 인디게임 '저니(Journey)' 개발에 참여했다.
크래프톤은 가든즈 이사회에 박혜리 기업개발전략본부장을 합류시킬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출신이다. 2018년 크래프톤 자회사였던 펍지에 합류했다. 2021년 1월부터 크래프톤에 몸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짧은 시간에 가든즈가 이룬 성과가 놀랍다"면서 "가든즈의 프로젝트가 가진 잠재력을 봤다"라고 했다.
◇국내·외 개발사와의 협력 늘려…퍼블리싱 사업도 추진
가든즈에 투자한 배경은 본업인 게임사업 경쟁력 강화에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 퍼블리싱보다는 개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임사다. 자체 개발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가 크래프톤을 단숨에 대형 게임사 자리에 올려놨다. 현재는 배틀그라운드에 버금가는 제2의 흥행작을 선보이기 위해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탄탄한 개발력을 갖춘 외부 게임사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편이다. 지난 2월에도 게임 개발사 '퍼니스톰'에 80억원을 투자했다. 모바일게임 '헬로히어로' 개발자로 유명한 유충길 대표가 2021년 세운 곳이다. 이번 가든즈와 마찬가지로 박혜리 본부장이 퍼니스톰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참여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글로벌 공략도 진행하는 만큼 해외 게임사와의 협력도 국내 경쟁사에 비해서는 잦은 편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에도 요르단 게임사 '타마템'의 1700만달러(약 210억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밖에 지난 한 해에만 커버넌트(폴란드), 리라게임즈(인도), 스워드앤완드(미국) 같은 해외 개발사에 투자했다.
앞으로 외부 개발사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퍼블리싱 역량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원활한 퍼블리싱 차원에서 일부 지분을 확보하고, 게임이 흥행하는 경우 완전 인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배틀그라운드에 집중된 매출구조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게임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 진행해 왔고, 이번 (가든즈) 투자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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