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3.0]보호한도 상향 논의에 예보료율 산정 '촉각'④은행마다 다른 예보료율, 조달금리 상승분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
김서영 기자공개 2023-07-20 07:05:16
[편집자주]
예금보험공사가 올 들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과정에 돌입했다. 예보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예금보험 1.0' 시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예금보험 2.0' 시기를 거치며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취임한 유재훈 사장은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을 발전시키는 '예금보험 3.0' 경영 비전을 꺼내 들었다. 올해 하반기 예금보호한도 상향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보도 그에 맞는 준비에 나섰다. 더벨이 변화를 앞둔 예보에 대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의 핵심은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이다. 기존의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보호한도가 뛰면 그만큼 예보료율도 높여 적립 기금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한다. 예보료율은 금융사별로 모두 다르다. 예보료를 내는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예금보험기금은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여러 금융사로부터 받아 적립해 놓은 기금을 말한다.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지급 불능 사태에 이르게 됐을 때를 대비해두는 것이다.
예금보호료는 부보예금에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을 곱해서 산출된다. 금융회사와 같은 부보회사들은 매년 예금보험료를 내는데 그 보험료가 쌓인 게 기금적립액, 예보기금이다. 예금자보호한도가 높아지면 예보료율을 인상해 예보기금 규모를 키워야 한다.
금융사 입장에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예보료율을 얼마로 높이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보료율 추정치를 준비할 수도 없고, 금융당국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금융당국이 업권별로 '목표기금'을 설정해줘야 한다. 또 2014년 도입된 '차등보험료율제'도 고려해야 한다. 차등보험료율제는 금융회사의 경영 및 재무상태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것으로 'A+'부터 'C'까지 모두 5개 등급으로 평가해 보험료율을 산정한다. 'A+'와 'A' 등급은 보험료율이 할인, 'C+'와 'C' 등급은 할증된다. 은행별로 예보료율이 다른 이유다.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의 두 배로 높아지면 예보료율도 높아지지만 두 배로 뛰는 건 아니다. 예금자보호법상 예보료율은 예금액 대비 은행 기준 0.08%다. 보험사와 금융투자사는 0.15%, 저축은행은 0.4%, 종합금융사는 0.15%로 업권별로 다르다. 지금의 예보료율은 2011년 7월부터 약 12년간 유지됐다.
초기 예보료율은 통합예금보험기구가 출범하기 전에 업권별 보험기구요율을 기초로 설정됐다. 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라 재원 확보 필요성이 커져 상향 조정됐다. 1997년 12월 이전 예보료율은 은행 기준 0.02%였다.
IMF 이후 10년간 은행 기준 예보료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1997년 12월 0.03%, 1998년 8월 0.05%로 상향됐다. 2000년 8월에는 0.1%까지 올라 IMF 이전과 비교해 5배 증가했다. 당시 예금자보호한도는 2000만원에서 현재와 같은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보호한도는 2.5배 증가했고, 예보료율은 0.05%에서 0.1%로 두 배 증가한 셈이다.
2009년 6월 예보료율이 하향됐는데 목표기금제 도입에 따른 조정이었다. 목표기금제란 금융권역별로 예금보험료 목표액을 정한 뒤 목표액 이상을 적립하면 금융기관들에 대해 보험료를 감면해주거나 초과 적립액을 환급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은행 기준 0.1%에서 0.08%로 0.02%p 낮아졌다.
이후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예보료율이 한 차례 더 조정됐다. 다른 금융업권의 예보료율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2000년 0.3%에서 2009년 목표기금제 도입으로 0.35% 높아졌다. 2011년 7월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0.4%까지 높아져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예보료율이 높아져도 금융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료율이 높아진다는 건 은행의 입장에선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결국 높아진 예보료율만큼 은행은 소비자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예보료율이 높아지면 그에 따라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적금 금리는 낮아진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예보가 주축이 돼 진행되는 민관 합동 TF 결과는 다음 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TF는 지금까지 1년 4개월 동안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핵심은 예금자보호한도 인상과 예보료율 책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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