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경영전략회의 인원 '380→60명' 압축한 사연 임종룡 회장, 보여주기식 아닌 실질적 회의 주문…'기업대출 전략' 중점 논의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8 08:46:1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그룹 차원의 가장 큰 행사인 경영전략회의를 참가 인원 60명 규모로 압축했다. 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는 통상 부점장급 이상 임직원 또는 그룹 경영진을 한 자리에 모으는 행사다. 수백명에서 많게는 1000명을 넘는 인원이 모이는 행사 규모가 전격적으로 축소된 것이다.취임 후 첫 경영전략회의를 주관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변화를 주도했다. 임 회장이 보여주기식 행사를 탈피할 것을 주문하면서 구성과 내용이 달라졌다. 실질적인 회의가 진행되는 행사로 탈바꿈하면서 하반기 기업금융 전략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비용 절감하고 디테일한 소통 중시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4일 본점에서 임 회장 주관으로 그룹사 대표, 전략담당 임원, 기업문화 담당 직원이 참여한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은 60명 안팎이다.
상·하반기 경영전략회의는 금융그룹 사내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금융과 같은 날 신한은행은 일산 킨텍스에서 임직원 1000여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KB금융은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 그룹 경영진 270여명을 소집했다. 최고경영자(CEO)의 핵심 경영 아젠다를 전달하고 구성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금융은 전임 회장 때와 비교해봐도 규모가 줄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은 2019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때 380여명을 불러 모았다. 2020~2022년에는 코로나19 유행 탓에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임 회장 취임 후 경영전략회의 규모가 6 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취임 후 첫 경영전략회의를 주관한 임 회장의 주문이 행사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 임 회장은 경영전략회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 비용을 가급적 줄이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이 하반기 비용 절감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경영전략회의 장소를 외부에서 대관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경영전략회의 내용에도 변화를 줬다. 금융권에서는 상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상반기 또는 연간 실적이 뛰어난 임직원을 포상하거나 CEO 특강을 진행하는 게 관례다. 임 회장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선 현안을 논의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는 후문이다.
전략 담당 임원과 기업문화 담당 직원만을 모은 것도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임 회장은 하반기 기업금융 강화와 조직 문화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관련 논의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60명을 추린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원은 "예전에는 상하반기 경영전략회의는 물론 월간 회의에서도 일방향으로 보고하거나 CEO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업무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피드백을 주고 받아 임원들이 진땀을 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금융 '건전성 관리' 방안 마련 주문
이번 경영전략회의 핵심 아젠다는 기업금융 강화 방안이었다. 우리은행은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리테일(소매금융)보다 기업금융 강화에 여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달 취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선임된 것도 법인 영업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아서다.
우리은행은 소매금융에 비해 기업금융에 경쟁력이 있으나 최근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 대출 규모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중소기업 대출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다. 이날 회의에서도 중소기업 대출 확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건전성 관리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 여파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영업력을 강화하되 여신 심사와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금융 환경에선 수익성이 담보되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녹록지 않다"며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관리가 뒷받침돼야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하고 임종룡 회장도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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