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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의 유산, SK 바이오는 지금]흩어진 유산…최창원의 제약, 최태원의 신약 밸류체인②한지붕 두가족, 교류없는 독립경영…선대회장 시절 개발된 신약 중심 사업전개

최은진 기자공개 2023-07-25 11:40:05

[편집자주]

선대회장 시절 시작한 바이오 사업은 36년이 지난 지금 SK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섬유·석유화학에서 파생할 수 있는 신사업이 '신약'이라는 선대회장의 선구안이 연구개발 DNA를 빚어냈다. 언제 돈이 될지도 모를 신약에 대를 이어서까지 꾸준하게 매진할 수 있었던 배경도 그의 정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의 제약과 백신, SK㈜의 신약과 CDMO 등 오늘날 SK그룹의 양대 바이오 사업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현 선대회장의 정신에서 비롯된 바이오 사업이지만 전개는 완전히 다르다. 그룹 내 양대 축인 SK케미칼과 SK㈜는 전혀 다른 사업을 펼치는 건 물론 서로간의 교류도 없다. 각각 다른 오너가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SK케미칼은 '제약'에서 시작해서인지 사업성이 분명한 사업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반면 SK㈜는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생산 및 상업화까지 일원화 하는 밸류체인에 초점을 둔다. 다만 양사 모두 그 기반에 최종현 선대회장 시절 만들어진 '신약'이 있다는 공통점은 주목할만 하다.

◇SK케미칼 제약 '기넥신·조인스' 매출 절대적…최창원 부회장 리더십

SK그룹 내 가장 먼저 제약사업을 시작한 선경합섬은 선경인더스트리, SK케미칼로 이름을 바꾸며 현재에 이르렀다. SK케미칼의 사업구성은 제약과 백신사업이다. 자체개발한 조인스, 기넥신, 리바스티그민 패치 등 천연물 및 합성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업이 메인이다. 그리고 2018년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백신 및 수액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백신은 동신제약을 인수로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이외 1000억원대 실적을 내는 혈액제 사업인 SK플라즈마가 있다.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가 SK플라즈마와 SK케미칼을 지배하고,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지배하는 형태다. 정점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선경인더스트리 경영기획실에서 시작해 SK디스커버리 계열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며 현재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최종건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큰 형인 최신원 전 회장이 선경직물, 즉 SK네트웍스 계열을 맡고 최창원 부회장이 SK케미칼을 맡는 형태로 일찌감치 판이 짜졌다. 최창원 회장은 그룹 입사이래 단 한번도 SK케미칼을 떠난 적이 없다.

다만 SK케미칼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만들어놓은 사업이 여전히 메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자체개발한 약(제품) 매출이 전체의 71%를 차지한다. 나머지 29%는 위탁판매 사업이다.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천연물 신약인 기넥신과 조인스는 각각 1992년, 2001년 개발된 약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만든 '생명과학연구실'에서 창출된 성과다.


최창원 부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대를 이어 제약사업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정책이 전환될거라는 판단으로 백신사업에서 기회를 찾았다.

2001년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상황에서도 백신 사업을 하던 동신제약을 인수해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백신사업 진출은 이후 2008년 수원에 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들어 독감·폐렴구균·대상포진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나서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지금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신이다.

SK케미칼의 제약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사업 그리고 SK플라즈마의 혈액제 사업이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은 9200억원 규모다. 코로나19 백신으로 한창 SK바이오사이언 매출이 확대됐을 당시엔 총 매출 규모가 1조3000억원대로 늘어나기도 했다.

◇'세노바메이트' 중심 밸류체인, CMO 사업으로 볼륨 확대…최태원 회장 총괄

SK케미칼과 마찬가지로 SK㈜ 역시 최종현 선대회장의 유산이 밑거름이 됐다. 그의 지시로 세워진 유공 내 대덕기술연구원에서 개발된 중추신경계 질환(CNS) 등 신약이 현재의 신약 및 CDMO 사업으로 이어졌다.

구심점은 SK㈜에서 파생된 SK바이오팜·SK팜테코다. SK㈜는 전체적으로 바이오 사업의 전략을 짜고 밸류체인에 맞게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주도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쥐고 있다. SK케미칼을 이끄는 최창원 부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SK㈜의 바이오 사업은 신약에서 출발해 이를 상업화 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차원으로 확대됐다. 우선 2011년 지주사 SK㈜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SK바이오팜이 2005년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상업화를 추진할 전진기지가 됐다. 첫 바이오 기업 분사였다.


SK바이오팜이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 2400억원 대부분이 세노바메이트에서 창출된다. 세노바메이트 판매 매출이 1700억원,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수출 등 용역매출이 500억원, 세노바메이트 원료의약품(DP/API) 매출이 230억원 규모다.

SK㈜는 세노바메이트를 중심으로 신약개발부터 상업화, 생산, 판매까지 일원화 하는 밸류체인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SK바이오팜이 신약개발의 전진기지라면 SK팜테코는 생산을 맡는다. CDMO 통합 법인으로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사업을 영위한다. SK팜테코를 중심으로 원료의약품 CDMO 기업인 SK바이오텍, CGT(세포치료제) 생산기업 이포스케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연간 벌어들이는 매출은 90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SK㈜의 바이오사업이 벌어들이는 매출은 1조2000억원 정도다. 2014년 CMO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약 중심인 SK케미칼 매출을 제쳤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두 개의 바이오 사업 양대축은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적인 교류는 전혀 없다"며 "각각 제약 그리고 신약이라는 구심점으로 사업이 뻗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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