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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화장품 유통' 실리콘투, K뷰티 흥행 '고공행진'1년새 주가 5배 상승, 해외 매출 비중 90% 상회…북미·유럽·동남아 거점 마련

이우찬 기자공개 2024-05-20 09:15:0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실리콘투의 주가가 초여름 날씨만큼 뜨겁습니다. 2021년 9월 코스닥에 상장한 실리콘투는 올해 들어 기세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이제껏 가본 적 없는 2만원선을 훌쩍 돌파한데 이어 3만원 턱밑까지 도달했습니다. 시장은 K뷰티 성장 속에 다양한 나라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실리콘투의 매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종가는 전 거래일(10일)보다 1.52% 상승한 2만6650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 9일(상승률 29.82%)과 10일(상승률 29.95%)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습니다.

기간별 수익률이 대단합니다. 1개월 동안 90% 상승했고 3개월 동안 201% 올랐네요. 1억원을 올초에 투자해 전량 매도했다면 수익금만 2억원에 달하는 겁니다.

몸집도 크게 불어났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15일 시가총액은 2965억원이었는데요. 지난 13일 종가 기준 시총은 1조6093억원입니다. 체격이 5배가 됐습니다. 상장 당시에는 어땠을까요. 2021년 9월과 10월 시총은 3000억원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게 특징입니다. 최근 1년 동안 외국인은 416만주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124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628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ndustry & Event

2002년 10월 설립한 실리콘투는 화장품 유통 업체로 분류됩니다. 직접 제조하는 기업은 아니에요. 자사 플랫폼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K뷰티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코리안닷컴은 일본, 러시아 등 각 나라에 맞게 스핀오프 사이트를 개설하며 현지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죠.

기업을 상대로 한 도매 매출을 뜻하는 CA(Corporate Account)에서 매출이 대부분 발생합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1499억원)의 84%가 CA에서 나왔거든요. 기업 고객은 실리콘투의 도매 사이트에서 120개국 이상 수요처의 실시간 재고와 주문배송 확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투는 기존 브랜드 확장과 신규 브랜드 성장을 위한 로컬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제품 추천과 큐레이션을 통해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평가됩니다.

실리콘투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가 넘는데요.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폴란드에 물류 창고를 보유하며 철저하게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러시아, 베트남에도 현지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대만법인은 청산절차를 밟고 있어요.

최근 주가 상승세는 실적주로서 자리잡았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1분기 호실적이 담긴 분기보고서를 공개한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어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주가가 상승했고 나아가 향후 더 기대되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9일 공시된 실리콘투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1499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294억원입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7% 늘었죠.

지역별로 뜯어보면 미국과 유럽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냈습니다. 미국에서 1분기 매출 5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196% 증가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성장세도 가파른데요.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성장률은 529%에 달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매출 규모가 작을 뿐 성장률은 각각 287%, 128%입니다.



◇Market View

최근 리포트는 실적 공시(5월9일) 다음 날 나왔습니다. 지난 10일 신한투자증권의 박현진·주지은 연구원은 "한국 인디뷰티 브랜드의 미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미국 유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실리콘투가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며 "소비재 기업 중 보기 드문 성장률로 유사 기업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긍정적 투자 관점을 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날 리포트를 냈습니다. 김명주·전예원 연구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당사 추정치를 각각 36.3%, 119.3% 상회했다"며 "1분기 네덜란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고 전체 매출 가운데 수익성이 양호한 미국법인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고 짚었습니다.

수익성에 관한 분석도 있었습니다. 한국투자는 "최근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실리콘투가 판매하는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고객사 구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컨테이너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운송비 부담이 크지 않았던 점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습니다.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던 신한투자와 달리 한국투자는 주가 전망도 밝혔네요. 목표주가는 기존 1만5500원에서 74% 상향한 2만7000원입니다. 한국투자는 "실리콘투는 다양한 브랜드를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하므로 실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며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을 호실적으로 상쇄하며 밸류에이션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Keyman & Comments

실리콘투의 키맨은 김성운 대표와 손인호 경영전략 부사장이 꼽힙니다. 둘 모두 사내이사로 등기임원인데요.

먼저 김 대표는 실리콘투의 최대주주입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실리콘투 지분 31.34%를 보유하고 있죠. 1972년생인 김 대표는 부산대 복지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기륭전자에서 일했습니다. 2002년 실리콘투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 지분율도 상당한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배력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5% 이상 주주로 김 대표의 배우자인 신은하씨가 있습니다. 신씨의 지분율은 9.81%입니다. 배우자를 포함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0.36%에 달합니다.

손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어요. 투자은행(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전문가입니다. IMM인베스트먼트 공동창업자인 그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코리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스톤브릿지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습니다. 실리콘투 지분 3.8%를 쥐고 있어요.

더벨은 지난 13일 실리콘투 IR 관계자를 통해 김 대표와 손 부사장의 연락을 요청했습니다. IR 담당자는 "불가능하다"며 "CEO 경영 철학을 토대로 IR 담당이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해외 확장의 방향성과 자금 조달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IR 관계자는 "우선 중동이나 중남미 지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현지에 지사 설립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타임라인을 정할 문제는 아니고 시장을 주시하면서 수요가 있을 때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R 관계자는 자금 조달에 관해서는 "현지 지사 설립과 물류창고 임대에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공모 자금도 있고 비용 부담 이슈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배당에 관해서는 "투자 확장 구간으로 아직 배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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