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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SM그룹 내부 차입 출발지 SM상선②해운업 호황기 축적한 현금으로 대여금 집행

김형락 기자공개 2023-08-02 07:19:05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8: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은 계열사 간 자금 거래가 활발한 기업집단 중 한 곳이다. 해운업 호황기 조 단위 현금을 벌어들인 SM상선이 대여 거래로 운영자금이 필요한 계열사에 유동성을 나눠줬다. 그룹 내부 대여·차입을 이용해 이자비용이 기업집단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효과도 챙겼다.

SM그룹이 지난 6월 발표한 '대규모 기업 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계열사 간 자금 거래액은 총 1조7088억원이다. 이 중 51%(8731억원)가 SM상선이 계열사로 대여한 금액이다.

SM상선은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대여금을 집행한 곳이다. 그 다음으로 계열사 대여 거래가 활발한 곳은 대한해운(2883억원), SM하이플러스(2503억원) 등이다. 소속 회사별로 장부가액(직전 분기·반기·사업연도말)이 혼재된 금액이지만, 거래 규모 면에서 SM상선이 독보적이다.


SM상선은 올해도 계열사와 대여 거래를 지속했다. 각 사가 보고한 자금 대여·차입 공시를 종합하면 추가 집행액은 약 1284억원이다. 지난해 말 SM상선의 별도 기준(이하 동일) 계열사 대여금 잔액은 7401억원이었다.

◇ 2021년부터 기업집단 내 차입처로 부상

SM그룹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SM상선이 확보한 현금을 내부 조달 형태로 계열사에 분배하는 재무 전략을 펴고 있다. SM상선은 2020년 하반기부터 해운업 시황 반등에 힘입어 2021년과 지난해 조 단위 현금창출력을 보여줬다. 2020년 2257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1조1949억원, 지난해 1조1232억원으로 커졌다.


SM상선은 대규모 잉여현금흐름(FCF)을 손에 쥐면서 기업집단 내 차입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FCF는 2021년 8359억원, 지난해 1조1018억원을 기록했다. SM상선은 주주 배당을 지급하지 않아 선박 발주 등 자본적지출이 없으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대부분 FCF로 쌓인다.

2021년을 제외하면 자본적지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2021년에는 3026억원 규모 선박과 732억원 규모 컨테이너를 취득했다. 지난해는 전체 유형자산 취득액이 93억원뿐이다. 차입금 상환 등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2021년 1646억원, 지난해 810억원이었다.

SM상선은 지난 2년(2021년~지난해) 동안 벌어들인 돈을 주로 투자활동에 썼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중에서도 계열사 대여금 집행액이 가장 컸다. 2021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늘어난 대여금 잔액은 6413억원이다. 올해 집행한 대여금 이자율은 6.2~6.3% 수준이다.


◇ 단기 운영자금 지원이 대다수, 이자율은 6%대

지난 10일 기준으로 대여금 잔액이 가장 큰 곳은 SM상선 최대주주(지분 41.37% 보유)인 삼라마이다스다. 지난해 말 2500억원 이었던 대여금 잔액이 318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6일 1개월 만기로 운영자금 680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그 다음은 대한해운 100% 자회사인 대한해운엘엔지다. 대한해운 대여금으로 부족한 선박 건조대금을 SM상선이 지원했다. 지난해 말 2221억원이었던 대한해운엘엔지 대여금 잔액은 올해 2202억원으로 줄었다. SM상선이 지난 3월 기존 대여금 1억2000만달러 중 1억달러만 만기를 1년 연장하고, 2000만달러는 회수했기 때문이다.

SM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삼라로도 대여금을 집행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삼라 지분 68.82%를 보유한 최상위 지배주주다. 삼라는 SM상선 지분 29.09%(3대주주), 동아건설산업 지분 19.58%(2대주주), SM인더스트리 지분 51.09%(최대주주) 등을 보유 중이다. SM상선은 지난 4월 3개월 만기로 삼라에 운영자금 120억원을 빌려줬다. 대여금 총 잔액은 1120억원이다.

SM상선은 직접적 지분 관계가 없는 계열사와도 대여 거래를 체결했다. 대한해운엘엔지 외에 케이엘홀딩스(이번 달 대여금 총 잔액 885억원), 에스엠인더스트리(726억원) 등이SM상선에서 돈을 빌렸다.

대여 거래는 추가 출자 고리를 만들지 않고, SM상선에서 각 계열사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방안이다. SM그룹 지배구조는 우 회장에서 출발해 삼라, 삼라마이다스 등을 거쳐 각 계열사로 뻗어 나간다. 계열사 공동 출자가 많아 지분 관계가 얽혀 있다.

SM상선은 여유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챙겼다. 2021년 41억원이었던 SM상선의 이자수익은 지난해 35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자산 투자에도 현금을 투입했다. SM상선은 지난해 6월 4852억원을 들여 HMM 지분 3.37%를 장내매수했다. 당시 우 회장은 개인자금 뿐만 아니라 SM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HMM 지분 5.52%(8351억원)를 매수했다.

지분 취득 목적은 '단순 투자'였다. SM상선은 HMM 주식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말 SM상선의 현금성 자산은 5659억원,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398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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