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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팔방미인' 파인솔루션, 반도체 부품 국산화 시장 진입①2015년 설립, 디스플레이 물류·공정장비 넘어 챔버 부품, 전력반도체 올라운드 플레이어

평택(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07-31 08:05:43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2: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 기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안 하는 게 없는 회사입니다."

최근 만난 IDM(종합반도체사) 출신의 한 VC심사역은 '파인솔루션'을 두고,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어느 한 군데 쏠리지 않고, 다방면에 능하다는 의미다.

이 말에 궁금증이 동해 지난 24일 경기 평택에 소재한 파인솔루션을 찾았다. 2015년 설립된 파인솔루션(비상장)은 심사역의 말대로 디스플레이 진공 물류, 공정 설비를 비롯해 반도체 진공 부품(parts), SIC 전력반도체, 2차전지 장비, 소재 등 수십 가지 포트폴리오를 고객사 양산라인에 공급하고 있거나 공급 예정인 팔방미인 업체였다.

평택 서탄면 본사에 반도체 클린룸 600여 평과 인근 평택드림테크 공단에 디스플레이 클린룸 900여평 가량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파인솔루션은 현재 시장에서 VC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제조사 중 하나다. 우수한 R&D 역량을 바탕으로, 길지 않은 시간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 폭넓은 판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파인솔루션의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클린룸. 2015년 설립된 파인솔루션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회사를 안내한 이기연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원익IPS에서 기계설계 및 구매를 담당했다. 설계 엔지니어로 입사해 구매파트에서 경력을 쌓은터라 기술과 마케팅에 두루 밝다.

이 대표는 "우리의 정체성을 반도체 혹은 디스플레이라고 콕 집어 규정하기 힘들다"면서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공정 장비 내 외산 부품 중에 채산성 등을 이유로 국내 주요 밴더사에서 제조하지 않는 아이템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 시장을 뚫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설비를 잘 알기 때문에 부품 성능의 디벨롭에도 자신이 있었지만, R&D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투입됐다는 전언이다.

설립 이래 디스플레이 진공 물류, 공정 장비 부문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내고 있다. 진공물류 설비인 VTS(Vaccum Transfer System), 공정 장비인 레이저 드릴링(Laser Drilling) 등을 고객사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원익IPS의 비중이 가장 크다. 원익IPS를 통해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고객사(엔드유저) 양산 라인에 입고되는 구조다.

2018년 매출액 154억원, 영업이익 16억원, 2019년 매출액 491억원, 영업이익 50억원, 2020년 매출액 590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다만 2021~2022년 디스플레이 전방 투자가 지연되면서 적자전환했다. 이 대표는 "2020년 S사 물량이 급증하면서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팬데믹 확산으로 중국이 셧다운되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2021년 매출액 307억원, 영업손실 52억원, 지난해 매출액 323억원, 영업손실 68억원을 기록하면서 연속 적자를 냈다.

파인솔루션은 올해를 반등의 도약대로 삼고 있다. 최대 엔드유저 고객사가 4조원 이상의 IT 디스플레이 투자를 개시한 만큼 기존 진공물류, 공정물류의 공급 확대가 예상되고, 설립 후 국산화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반도체 챔버 부품이 양산 입고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반도체 고객사에는 정식 공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APC(Auto Pressure Cotroller) 제품이다. 진공 챔버 안의 압력을 자동 조정하는 장치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 1000억원 가량 수준으로 빅 마켓은 아니지만, 해당 시장을 유럽 VAT사와 미국 MKS사가 과점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한 부품으로 분류된다. 특정 고객사가 오랜 기간 독점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보니 부품 수요에 대한 납기나 가격 등에서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연구소를 안내하며 APC 제품(사진)을 소개한 이 대표는 "1차 밴더사 향 내부 품질인증(퀄)은 이미 완료된 상황이고, 국내 주요 엔드유저에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의 품질인증을 8월부터 시작한다"면서 "중국 주요 파운드리에는 이미 현지 장비 밴더사를 통해 양산라인에 셋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약 5억원의 관련 매출을 시작으로 내년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CDG(Capacitance Diaphragm Gauge) 제품 역시 국산화가 시급한 챔버 부품으로 꼽힌다. 챔버 내에서 압력을 측정해 APC가 챔버 압을 조절하도록 돕는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MKS와 유럽 인피콘(INFICON)이 과점하고 있다. APC 제품과 마찬가지로 독과점 사업자가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하다보니 판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지만, 현재 고객사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일차적으로 데모 버전 개발에 착수했으며, 내년 양산라인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1000억원 가량의 시장으로 평가된다.

SiC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시장 진입도 노리고 있다. 아직 SIC 전력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이지만, 부품과 공정 장비 시장에 선진입해 존재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미국 O사와 손잡고, 테스트 시스템 내 탑재되는 웨이퍼 검사 모듈에 대한 퀄을 진행하고 있다. 모듈에 대한 퀄에 이어 6인치, 8인치 테스트 자동화 장비를 개발해 국산화의 기수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이미 중국 고객사(Inoscience) GaN 전력반도체용 200mm(밀리미터) ALD, CVD 설비에 납품을 하고 있는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SiC 전력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을 축으로 반도체 장비 및 부품 사업을 양적 확대해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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