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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HD현대, 분기배당 전환으로 확인한 '자신감'HD현대오일뱅크 이외 자회사들 잇따라 배당 개시… 배당가능이익 2조7000억 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8-02 07:25:4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5: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 지주사 HD현대가 배당 방식을 중간배당에서 분기배당으로 변경한다. 여태껏 쌓아 둔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한 데다 그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자회사들도 배당할 여건을 갖추면서 더 계획적인 배당이 가능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는 2023년 2분기에 보통주 1주당 900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636억원이며 지급 예정일자는 8월11일이다. HD현대는 이번 배당을 시작으로 배당의 방식을 분기별 배당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HD현대는 그간 연말 1회의 결산배당을 고수해 오다 지난해 반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는 중간배당제도를 도입했다. 1년 만에 분기배당까지 실시하는 것이다. HD현대 측에서는 그동안 결산배당 금액이 크다 보니 연말로 갈수록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추이를 보여 왔기 때문에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연간 별도기준 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한다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추진 중이다. 분기배당으로 제도가 바뀌어도 별도기준 70% 이상의 배당성향은 그대로 유지된다. 즉 1년치 배당을 4번으로 나눠 실시하는 셈이다. 다만 HD현대에게 배당을 분할한다는 것은 이익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단순한 작업이라고 볼 수 없다.

HD현대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로 실질적인 수입원은 자회사들이 밀어 올리는 배당이다. HD현대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자회사로는 △HD한국조선해양(조선) △HD현대일렉트릭(중전기장치)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 △HD현대오일뱅크(정유) △HD현대글로벌서비스(선박 엔지니어링) 등 5곳이 꼽힌다.

이들 중 HD현대의 현재 법인 설립연도인 2017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배당을 실시해 온 곳은 HD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가 지금까지 수취한 배당수익 1조8358억원 가운데 76%에 해당하는 1조3957억원을 배당했을 정도로 기여도도 높다.

그런데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분기 잠정 순손실 543억원을 내 전년 동기 8180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하는 등 이익 수준의 예측이 어려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HD현대는 오히려 계획성이 더욱 요구되는 방식으로 배당제도를 변경하는 것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 이외의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을 통해 잇따라 배당을 실시하는 등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에 쌓아 둔 배당재원도 적지 않은 만큼 분기배당을 실시할 기반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HD현대는 배당수익처가 점차 다변화하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 첫 배당수익을 HD현대에 안긴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총 4278억원을 밀어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도 2017년 옛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할 독립한 이후 2022년 처음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하며 HD현대 배당수익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설립 이후 2020~2022년 3년 동안 순손실만을 쌓으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흑자전환과 함께 HD현대에 배당금을 밀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배당 '기대주'로 꼽힌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0년 설립 이후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와 중간지주사 체제 초기의 사업구조 안정화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27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만에 순이익 3534억원을 거두며 체제가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HD현대는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이 일시적으로 쪼그라들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탄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2조7145억원 쌓아뒀다.

실제 HD현대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배당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한 2018년과 2020년, 2022년의 3년은 별도기준 순이익보다도 많은 금액을 배당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배당금 총액이 순이익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며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줄어들지 않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HD현대는 최근 5년 동안 배당성향이 최저 45.8%에서 최고 302.7%까지 큰 변동폭을 보였으나 평균 배당성향은 99.4%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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