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팔고 투자 연기하고, 대웅제약의 '유동성 전략' 올해 목표한 마곡 C&D 센터 완공 연기…역대 최대 차입, 다른 대안 모색
최은진 기자공개 2023-08-04 09:35:0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사주 처분, 마곡 C&D (connected collaboration & Development) 센터 완공 연기. 대웅제약이 최근 밝힌 몇가지 굵직한 결단에는 나름의 고민이 묻어있다. 바로 현금확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대웅제약은 대규모 투자를 고민하면서 실탄 마련에 분주하다.차입이라는 손쉬운 방법도 있지만 최대치로 치솟은 부채부담을 감안하면 여의치 않다. 6%에 달하는 높은 이자율도 부담이다. 불필요한 자산은 효율화 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투자는 홀딩하는 재무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나보타'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곡 C&D 투자 705억 '홀딩', 자사주 처분으로 500억 확보
대웅제약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달 31일 완공을 목표로 했던 마곡 C&D 센터의 공사기간을 3년 뒤인 2026년 7월 3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연구 협업 조직, 즉 오픈이노베이션의 R&D 전진기지로 705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액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2019년 첫 삽을 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완공을 늦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마곡 부지에는 크레인만 서 있을 뿐 그 무엇도 만들어진 게 없다. 공사일정이 지연되다보니 당연히 자금집행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앞선 지난 3월 결정한 대웅제약의 자사주 처분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당시 대웅제약은 보유한 자사주 42만7350주를 주당 11만7000원에 지주사 ㈜대웅에 처분했다. 이를 통해 총 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한 대웅제약의 현금성 자산은 3월 말 기준으로 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기준으로 분기에 약 250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유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나 재무적 지출이 없던 한 대략 9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마곡 C&D 센터에 대규모 투자금이 집행됐다면 재무적 출혈은 당연하다. 자의든 타의든 마곡 C&D 센터 공사 연기 건은 유동성 측면에선 꽤 우호적인 결정인 셈이다.
◇1000억 규모 나보타 3공장 추진, 고금리에 이자부담 확대
대웅제약에 있어 유동성은 현재 꽤 중요한 이슈다. 마곡 C&D 센터 외에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어서다. 지난 5월 결정한 나보타 3공장 신설에 1014억원의 투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종료일은 2026년 5월, 공교롭게도 마곡 C&D 센터의 완공 시기와 겹친다.
다만 대웅제약은 마곡 C&D 센터의 공사일정은 넉넉잡아 공시한 것일 뿐 내부적으로는 2025년을 예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펙수클루 및 나보타의 해외진출은 물론 메디톡스와의 소송전 등에도 상당규모의 자금집행이 예상된다. 연구개발(R&D)에만 해마다 2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유동성 확보의 가장 첫번째 대안인 차입은 높은 금리 탓에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대웅제약의 차입금은 4400억원으로 2020년부터 같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차입이 500억원대에서 1400억원대로 대폭 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단기차입금 금리는 6%에 달한다. 2년 전만 해도 1%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35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 23억원과 비교해 늘었다.
올해 대웅제약의 현금 확보 전략의 중심에는 3월 지주사 ㈜대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한 송기호 부사장이 있다. 2010년경 대웅제약에서 근무하던 그는 2016년 한미사이언스의 CFO로 이직했다가 다시 ㈜대웅으로 적을 옮긴 인물이다. CFO라는 직책이 따로 없다가 올해 새로 만들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금확보를 포함한 중장기 재무전략을 짜는 데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마곡 C&D 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내부적으로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고 대금 납입 역시 완공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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