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의 선박 엔지니어링 계열사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IPO에 나선다. 이 IPO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하나는 그룹의 오너 경영인 정기선 사장이 직접 키운 계열사의 IPO라는 점, 다른 하나는 국내 주식시장의 논쟁거리 중 하나인 '더블 카운팅'이 다시 도마에 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더블 카운팅은 상장 회사의 자회사까지 상장하게 되면 자회사의 가치가 양사 시가총액에 중복 반영되므로 이에 따른 할인이 모회사에서 나타난다는 논리다. 이론적으로는 맞다 틀리다를 놓고 의견이 갈리지만 그간의 사례들을 볼 때 현실적으로는 맞다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사장은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총괄사장을 지내고 있다. 2021년 HD현대중공업의 IPO에서 국내외 운용사들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에 직접 나섰던 것처럼 이번 IPO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에 제시할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파이낸셜 스토리도 어느 정도 구상해 놓았을 공산이 크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사장이 지난 CES2023에서 발표한 그룹 차원의 대전략 '바다의 대전환(Ocean Transformation)'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될 계열사로 소개됐다.
다만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모회사인 HD현대 주주들은 이번 IPO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모회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누려 온 자회사 주식의 간접적 보유 효과가 축소되는 것, 즉 더블 카운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HD현대는 HD현대그룹 지분구조 최상단의 지주사다. 그리고 정 사장은 이미 HD현대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이 자리는 그가 그룹을 경영하는 동안 평생 놓지 않는 직책이 될 것이다. 정 사장이 준비해야 할 파이낸셜 스토리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만의 것이 아니라 HD현대까지 아우르는 차원, 즉 모회사 주주까지 염두에 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HD현대의 비상장 자회사들 중 HD현대글로벌서비스를 포함해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로보틱스는 모두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 기업들이다. 늦든 빠르든 이들은 모두 IPO 후보다.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 역시 "아직 계획이 없을 뿐 상장해야 하는 것은 맞다"는 것이 HD현대 측의 입장이다.
자회사들의 IPO가 잇따라 진행되는 동안 HD현대 주주들은 자회사 상장을 통해 모회사가 함께 누리게 될 긍정적 효과에 대한 이야기에 갈수록 목이 마를 수밖에 없다. 정 사장으로서는 모회사 주주를 위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구축 경험을 지금 확보해 두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올해 초 IPO 계획이 무산된 현대삼호중공업의 전례가 떠오른다. 조선업황 회복기에 양질의 수주를 쌓아 실적 눈높이가 한껏 높아져 있었고 친환경 선박 관련 투자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명쾌했다. 프리IPO 투자자 IMM인베스트먼트와 엑시트 기한을 약조했다는 명분도 있었다.
그러나 모회사 HD한국조선해양의 주주들을 설득할 파이낸셜 스토리는 없었다. 결국 HD한국조선해양은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가로막혀 IMM으로부터 현대삼호중공업의 프리IPO 지분을 되사오고 상장 계획을 스스로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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