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위기에 강했다…그룹내 이익기여도 확대 운용수익 증가 '어닝서프라이즈'...부동산PF·CFD 충당금 악재 선방
손현지 기자공개 2023-08-08 15:57:4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리스크로 순익 감소를 겪은 것과 달리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라 주목된다.그룹 내 존재감도 더 커졌다. 은행 계열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그룹 순이익 비중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안정적인 회사채 주관 실적,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수익을 기반으로 한 전통 투자은행(IB) 강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주식 시장 거래량도 증가하고 금리도 안정화되는 추세라 NH증권의 연간 이익 5000억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내 순이익 비중 '16%→22%'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순영업이익은 2204억원, 순이익은 182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43%, 5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시장 전망치를 16%, 59%나 웃도는 기록이다. 영업이익도 올들어 5분기 만에 2000억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내 입지도 한층 더 두터워졌다.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NH투자증권의 순이익 비중은 21.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역시 그룹 순이익 기여도가 확대됐지만, 순익 기여 증가폭은 NH투자증권(16.4%→21.5%)이 컸다.
이같은 실적 개선세는 IB 분야에서의 선전 덕분이다. IB는 인수주선, M&A자문, 채무보증 등에 따른 수수료수익, 이자수지, 평가손익 등을 포함한 실적이다.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1173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와 비교하면 219%, 전년 동기 대비로는 7% 증가했다.
직전 분기 채권 평가손익 급증으로 IB수익이 40% 넘게 감소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주식 시장 활황 덕에 브로커리지 부문도 1107억원으로 같은기간 11.5% 늘었다.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반적으로 선전하며 IB 강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을 단독 주관 실적 등이 주효했다. 공개 매수 패키지 딜까지 370억원 가량 수익을 거뒀다. 이외에도 메디트 상장차익이 450억원, IB 관련 비시장성 평가이익은 298억원 등의 성과가 반영됐다. 알멕, 슈어소프트테크 등 IPO 주관, 우선주 유상증자 등 다수의 딜 거래를 성사시킨 것도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DCM 분야인 회사채 주관 실적도 안정적이다. 2분기 회사채 주관 실적은 3조3000억원으로 증권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채권 발행시장에서 호실적을 낸 것이다. 올들어 시장금리 하락과 크레딧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작년의 채권 평가손실을 완화한 점도 긍정적이다.
◇리스크 관리 역량 빛…충당금 미수금 '최소화'
주목할 만한 것은 업계 우려 요인으로 꼽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와 차액결제거래(CFD) 미수금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의 충당금전입액 규모는 200억원 가량이다. KB증권(130억원) 보다는 많은 금액이지만 신한투자증권 306억원이나 BNK투자증권 234억원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특히 하나증권 같은 경우 2분기에만 83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1분기(219억원)까지 합치면 상반기 총 1051억원을 적립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CFD 충당금 518억원, IB 투자자산 손상차손 430억원, 사모펀드 고객 보상금으로 533억원을 쌓았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125억원, 1분기 30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중에서는 국내외를 모두 포함해 익스포져 자체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7, 8월 브로커리지가 워낙 좋고 금리 안정화되는 추세라 트레이딩수익에서 큰 변동성 없다면 연간 이익 5000억원 이상이 부담스러운 숫자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이 추정한 NH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2조원이다. 채무보증 1조300억원, 대출채권 6300억원, 대출채권 중 본 PF2300억원, 브릿지론(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 3900억원 순이다. 경영진들이 자체적으로 최근 해외 부동산 개발형 대출채권 관련 실사를 진행한 결과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CJ CGV 전환사채 관련 평가 손실액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작년 CJ CGV가 발행한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NH투자증권이 전체 인수 물량의 22.5%인 830억원을 떠안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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