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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증후군 치료제, 한미는 되고 제넥신은 안된다? 4년간 환자모집 난항, 자진취하…같은기전 한미약품은 임상순항

최은진 기자공개 2023-09-07 09:19:0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막판 상업화에 스퍼트를 올리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분위기다. 최근 단장증후권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1상의 자진중단을 결정하면서다. 수십여건의 임상을 돌리는 상황에서 될성부른 나무만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사유다. 수년여에 걸쳐 환자모집조차 못했다는 점을 중단 사유로 꼽았다. 유사한 약물로 개발 중인 한미약품의 경우엔 글로벌 임상을 개시한 후 환자모집이 이뤄져 투약까지 한 상황이라는 데 주목된다.

◇2019년 프랑스 임상 개시, 희귀질환 '환자모집' 어려워 '자진취하'

제넥신은 4일 공시를 통해 단장증후군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GX-G8'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임상은 프랑스에서 진행하던 건으로 건강한 남성 자원자 4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내약성·약동학·약력학적 프로파일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2019년 1월 프랑스 식약처 ANSM에 IND(임상시험승인신청서)를 제출했고 3월 승인받았다. 시험기간을 30주로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작 끝났어야 한다. 그러나 4년이 지났는데도 환자모집도 하지 못해 결국 좌초됐다.


공시를 통해 제넥신은 '단장증후증이 정확한 유병률 조차 알려지지 않은 매우 희귀한 질병인 만큼 환자수가 매우 적다'는 점을 사유로 내세웠다. 국내 및 해외에서 환자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GX-G8은 GLP-2(glucagon-like peptide 2) 기전의 약물로 대략 2015년경 개발된 것으로 파악된다. 단장증후군은 소장 기능이 선척적 또는 생후 외과적 절제술로 60% 이상 소실된 데 따른 질환으로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수반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관련 치료제로는 다케다의 '테두글루타이드(teduglutide, GATTEX)'가 거의 유일하다. 제넥신은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걸 차별화로 꼽으며 GX-G8 개발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임상 단계였던 2015년 '아이맵(I-Mab)'이라는 파트너사에 중국 판권을 넘기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임상을 진행했던 건 유럽시장을 겨냥한 전략이었다. 워낙 환자수가 적은 희귀병인 만큼 국내보다는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나름의 한수였다는 설명이다. 2018년 미국 식약처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GX-E4' 및 'GX-H9' 상업화에 사활, 비용절감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제넥신의 이 같은 GX-G8에 대한 전략은 같은 기전으로 같은 타깃을 겨냥하는 경쟁사의 파이프라인과 비교하면 의아한 지점이 있다. 한미약품은 단장증후군을 타깃하는 GLP-2 기전의 파이프라인 'HM15912'에 대한 임상 2상을 2021년부터 시행 중이다.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고 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부 국가에서 환자 모집을 했고 투약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감안하면 4년여에 걸쳐 환자를 모집한 제넥신의 행보가 의아하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제넥신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지속형 빈혈치료제 'GX-E4'와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GX-H9'에 대한 상업화에 심혈을 기울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GX-G8'에 대한 임상을 포기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진행 중인 임상만 20여건이다. 일부 포함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그 이상으로 늘어난다. 전부 비용이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파이프라인에 대해선 개발을 줄이겠다고 공개한 것도 비용을 우려한 맥락이었던 것으로 읽힌다.

제넥신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 측면에서 환자모집이 어려운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취하를 결정한 것"이라며 "시장이 큰 유럽에서의 개발을 추진했지만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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