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사수 'YMSA' 23년의 대장정 창업주 성기학 회장 '관계사 활용' 지배력 확대, 계획된 '옥상옥 구조'로 승계
김선호 기자공개 2023-09-07 07:18:1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YMSA의 최대주주가 올해 초 변경되면서 창업주 성기학 회장에서 차녀 성래은 부회장으로 승계가 이뤄졌다. 이러한 옥상옥 구조를 활용해 승계를 해야 했던 건 2000년 7.74%의 낮은 지분을 보유했던 성 회장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영원무역그룹의 지주사는 영원무역홀딩스다. 영원무역홀딩스가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다. 이러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지주사의 29.0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는 오너가 소유의 YMSA다.
이를 볼 때 YMSA를 소유하면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성 회장은 2023년 3월 31일에 차녀 성 부회장에게 YMSA 지분 50.01%를 증여해 승계를 마쳤다. 물론 나머지 지분도 있지만 성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된 순간이다.
여기서 주목할 건 영원무역홀딩스가 설립될 때부터 YMSA가 최대주주로서 자리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영원무역홀딩스가 IPO 이후 해외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기간에는 성 회장이 지주사를 직접 소유하는 단순한 구조였다.
그러다 2000년에 YMSA가 처음으로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77%를 취득하면서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최대주주인 성 회장의 지분율은 7.74%에 불과했다. 이외 성 회장의 형수인 김희진 씨가 0.26%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너가에겐 경영권 위협이 생길 수도 있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오너가가 소유한 YMSA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YMSA는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사업보고서에 기재했다. 같은 해에 영원무역홀딩스와 YMSA 간 내부거래 계약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구체적으로 영원무역홀딩스는 내수판매를 위한 물류창고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군에 위치한 YMSA가 소유한 부동산(토지, 건물) 2건을 각각 21억원에 매수했다. 이와 함께 성 회장은 개인이 보유한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사무실을 영원무역홀딩스에 임대했다.
이를 보면 이때부터 영원무역홀딩스의 자금을 임대료와 배당이라는 경로를 통해 성 회장과 YMSA로 유입시킬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성 회장은 YMSA를 동원해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을 장내매수하면서 경영권을 늘려나가는 수순을 거쳤다.
특히 성 회장은 자신보다는 YMSA을 앞세워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을 취득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2009년 11월 30일에는 YMSA가 보유한 지분이 성 회장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이때 성 회장은 18.01%, YMSA는 18.09% 지분을 보유했다.
그 이후에도 YMSA가 지속적으로 주식을 장내매수하면서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해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 회장은 의도적으로 영원무역그룹을 옥상옥 구조로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YMSA의 수익을 기반으로 성 회장이 영원무역그룹의 지배력을 키워나간 형태다.
이 가운데 성 회장은 차녀 성 부회장에게 YMSA 지분을 증여하기 전 특수관계자와 얽힌 지분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YMSA는 2012년 감사보고서에서 성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45.5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지분 증여가 이뤄진 올해 초에는 성 회장이 YMSA 지분 100%를 보유했고 3월 31일에 그중 50.01%를 차녀 성 부회장에게 넘긴 셈이다. YMSA가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을 첫 취득한 일시로부터 23년 만에 오너가의 경영권 확대와 이를 통한 승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그 기간 동안 성 회장은 2000년에 7.72%에 그쳤던 지분을 YMSA까지 동원해 경영권을 확대시킬 수 있었고 이로써 승계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 사업으로만 보면 YMSA는 의류 원단을 수출입하는 역할이지만 오너가의 경영권을 사수하고 있는 주요 기업인 셈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YMSA라는 곳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옥상옥 지배구조 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등은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되거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배터리 고민' SK, 신용위험 완화 기대요인 '반도체'
- 넷마블, 하이브 지분 2.6% 'PRS'로 미래에셋에 처분
- 인텔리안테크, 산업부 '소부장 으뜸기업' 선정
- [Korean Paper]'7.4조' 조달계획 도로공사, 공모 달러채로 '신호탄'
- [Korean Paper]파운드화 조달 나선 수출입은행, SSA 발행 '포석'
- [Red & Blue]'수소사업 확장' 한선엔지니어링, 부산공장 증설 검토
- 폴라리스오피스, 애플 '맥OS'에 AI 오피스 탑재
- [유증&디테일]상장 반년새 증자나선 퀄리타스, 인력확보 '집중'
- [정육각은 지금]대기업 삼킨 스타트업, '승자의 저주' 극복할까
- 이강수 대표, 지구 끝까지 발로 뛰는 심사역의 정석
김선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신세계그룹, 쓱닷컴 FI와 협상 '경영전략실' 나섰다
- [롯데웰푸드 통합 Step2]영업·생산은 '단일화', 마케팅은 '제과·푸드 따로'
- [롯데웰푸드 통합 Step2]'제과+푸드' 흡수합병, 재도약 기틀 잡았다
- [영업권 모니터링]푸드테크 정육각, 초록마을 인수 '기회 vs 독'
- 아성다이소, 관계사 '중국법인 폐업' 재무영향 없다
- CJ ENM, 미디어사업본부 '턴어라운드 청신호' 켰다
- 셀트리온스킨큐어, 자본잠식 중국법인 '영업중단'
- [전환기 맞은 CJ올리브영]오너 4세 승계지렛대 활용법 '합병 vs 상장'
- [전환기 맞은 CJ올리브영]CJ그룹 가이드라인과 다른 '직원 직급제' 유지
- [thebell note]CJ ENM 이경후의 '티타임 면접'